조사 중단한 채 국정원 직원들 호위 속 귀가… 3차 소환 불가피
불법 대선개입 의혹을 사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모씨(29·여)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소환돼 12시간이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나 3차 소환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오후 2시 7분쯤 변호인과 함께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두한 김씨는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경찰서 1층 진술녹화실로 들어갔다. 오후 7시쯤 저녁식사를 배달시켜 먹은 뒤 5일 오전 2시쯤 10여명의 국정원 직원들이 호위하는 가운데 쏘나타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김씨는 경찰서를 나서기 전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공직선거법이나 국정원법 위반 행위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한점 부끄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의 노트북과 데스크톱에서 검출된 인터넷 아이디 및 닉네임 40개와 대선 관련 키워드를 엮어 인터넷 검색한 결과 대선관련 게시물에 의사표현 한 흔적을 발견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강제수사를 벌인 바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8월 28일 이후 만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 아이디 16개를 이용해 94개의 대선 관련 글에 추천 및 반대 아이콘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99차례에 걸쳐 의견을 표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씨가 아이디를 만드는 데 사용된 이메일은 모두 계정 생성에 실명인증이 불필요한 야후 계정으로 아이디 실소유주가 김씨인지 여부를 밝혀내는 데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발인 김씨가 심야조사에 동의하지 않아 12시간 조사를 마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3차 소환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의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고 잠시 중단된 상태다"면서 "김씨 진술을 듣다보니 수사 보안을 위해서 아직 언론에 알리면 안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 조사는 김씨가 추천 반대 의견을 표한 아이디가 본인의 것인지, 대선 관련 글에 의사표현하는 데 국정원 차원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진행됐다. 경찰은 추천 및 반대의견 표현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아직 전례가 없어 법리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