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신용등급이 밖으로 유출됐다고? 그런데도 확인이 끝이라고?"
시중은행에서 대규모 고객정보가 무차별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개인정보를 둘러싼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신용정보가 유출된 사실 여부만 확인할 수 있지 달리 손쓸 방법이 없는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주거래은행인 황정수씨(40)는 19일 KB국민카드 사이트에서 제공 중인 개인정보 유출조회 서비스를 확인하고 충격에 빠졌다.
이름, 이메일, 휴대전화, 자택전화 같은 기본적인 정보 외에도 주민번호, 직장주소, 자택주소, 직장정보, 카드이용실적, 결제계좌, 결제일, 신용한도금액, 심지어는 신용등급까지 고스란히 유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탓이다.
황씨는 "신용등급은 나도 정확히 모르는 내용인데 이런 정보까지 유출됐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라며 "이런 개인정보가 어디로 가서 어떤 범죄에 쓰일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성토했다.
평소 신용등급 조회와 관리를 위해 신용정보회사가 운영하는 정보조회 사이트에 연회비 2만 원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했던 황씨로선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회사원 이모씨(36)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그는 KB카드나 롯데카드 NH카드 등 이번에 문제가 된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씨는 "혹시나 해서 확인을 해보니 개인정보가 모두 유출돼 있었다"며 "회사에서 복지 차원에서 지급한 카드를 취급한 회사가 KB카드다 보니 KB카드를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정보가 유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에서는 향후에 피해사실이 확인되면 보상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은 것인데 뭘 또 피해사실을 확인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정확한 고객정보 유출 규모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1500만~1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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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캐피탈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시중은행의 고객정보마저 대량 유출되면서 카드 이용자들은 대부업체와 대출모집인의 스팸광고와 보이스피싱 등에 고스란히 노출되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비밀번호나 CVC 번호 등은 유출되지 않아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것 같다"며 "향후 '개인정보 유출여부를 확인해주겠다'는 등의 방식으로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이 우려되는 만큼 만반의 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