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비타민 "성인용품계의 문익점이 되고 싶다"

웹툰 작가 비타민 "성인용품계의 문익점이 되고 싶다"

이슈팀 한정수 기자
2014.05.16 10:01

성인용품 쇼핑몰 '멜랑몰' 개업한 웹툰 '멜랑꼴리'·'콜롯세움'의 작가 비타민 인터뷰

인기 웹툰 '멜랑꼴리', '콜롯세움'의 작가 비타민/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인기 웹툰 '멜랑꼴리', '콜롯세움'의 작가 비타민/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저는 성인용품계의 문익점이 되고 싶어요"

최근 인터넷 성인용품 전문 쇼핑몰 '멜랑몰'(www.merancori.com)을 개업한 인기 웹툰 '멜랑꼴리'와 '콜롯세움'의 작가 비타민(본명 이기호)은 고려 말기 목화씨를 들여와 당시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꿨던 문익점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일본 성인용품들이 일부 국내 판매 업체들에 의해 턱도 없이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현실에 화가 나서 사업을 결심했다"며 "한국의 성(性)문화를 한번 바꿔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드러냈다.

이 작가는 지난달 말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웹툰 작가로서의 삶과 '멜랑몰' 사업과 관련한 이야기에 대해 담담하고 유쾌하게 설명했다.

이 작가는 국내 최초로 은근한 '19금' 성인 코드를 웹툰에 접목시킨 작가 중 한명이다. 1994년 '마계도가'로 데뷔한 이 작가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연재 중인 '멜랑꼴리'가 큰 인기를 얻으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더 발랄하고 기발한 성적 코드를 앞세운 웹툰 '콜롯세움'의 연재를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유쾌하다는 평을 듣는다. 특히 이웃나라 중국에서 지면 광고 요청이 쇄도하고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그의 작품이 종종 회자될 만큼 '글로벌한' 인기까지 얻고 있다.

성공한 웹툰 작가로서 처음 성인용품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에 대해 이 작가는 "본래 성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궁금하고 사보고 싶은 용품들이 많았다. 그런데 일본 성인용품을 국내에서 사보려 하니 가격이 너무 비쌌다"며 "의아한 마음에 일본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우리나라와 비교도 할 수 없게 쌌다. 왜 이렇게 가격이 차이가 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일본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일본에 수차례 다녀온 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 이 작가는 유독 한국에서만 일본 성인용품이 비싸게 팔리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1년간 일본 업체들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며 사업을 준비했다.

이 작가는 "RENDS, Toy's Heart 등 일본 성인용품 제조업체 관계자들을 직접 따라다니며 '한국 성인용품 시장을 바꿔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며 "제 정성과 설득에 일본 업체들도 흔쾌히 저렴한 가격에 계약을 허락해줬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사업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성인용품을 공급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품질이 보증돼 남녀가 모두 믿고 살 수 있는 다양한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 작가는 또 본인의 쇼핑몰이 정착하면 국내 성인용품 시장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멜랑몰'로 다른 국내 성인용품 판매 업체들의 고객을 뺏어 올 생각은 없으며 성인용품 시장 자체를 더 넓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작가는 '멜랑몰'의 홍보를 위해 다양한 계획을 하고 있다. 우선 성인들이 자주 찾는 바나 술집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성인용품이 '성생활을 즐겁게 돕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나갈 예정이다. '소셜 커머스' 형식의 공동구매 서비스와 다양한 오픈 기념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 업체와 웹툰 캐릭터가 들어간 성인용품 제작도 계획하고 있으며 국내 콘돔 회사와도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다.

인기 웹툰 '멜랑꼴리', '콜롯세움'의 작가 비타민/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인기 웹툰 '멜랑꼴리', '콜롯세움'의 작가 비타민/ 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한편 이 작가는 "'멜랑몰'을 통해 제품과 함께 다른 성(性)진국(성과 선진국의 합성어)들의 문화와 철학을 소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 해외 성인용품 박람회 등에 여러차례 방문해 조사하고 인터뷰한 자료를 바탕으로 '멜랑몰'에 '성문화 탐방기' 형식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이같은 노력을 통해 우리 성인들이 우리나라의 성문화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또 스스로 성에 대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작가는 마지막으로 이 모든 사업이 독자들을 위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웹툰 작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독자들의 사랑 덕"이라며 "제 만화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성인 코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그런 분들에게 뭔가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겐 특별한 성적 재능이 있어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이 작가는 21년째 한결같이 즐겁게 웹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작가는 웹툰 작가로서의 목표에 대해 "죽을 때까지 창작을 하는 게 꿈"이라고 답했다.

비타민 작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뽑은 최고의 웹툰인 '멜랑꼴리'의 '달러' 편. 이 만화는 해외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9gag.com'에서 수백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비타민 작가 제공
비타민 작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뽑은 최고의 웹툰인 '멜랑꼴리'의 '달러' 편. 이 만화는 해외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9gag.com'에서 수백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비타민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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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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