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을 위한 '연말정산' 기초 입문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은 신입사원들에겐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한 경험이다. 통장에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익숙해질 무렵, '연말정산'과 같은 낯선 이벤트를 통해 어렴풋이 재테크에 눈을 뜨게 된다. 한 해를 정리하면서 재테크 입문을 결심한 새내기 직장인들 위해 간단한 팁을 소개한다.
'안영이'의 연봉은 얼마일까? - 재테크 첫걸음은 소득 파악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듯, 재테크 역시 나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내 소득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아야 돈을 쓸 곳을 현명하게 배분하고 연말정산에서 어떻게 낸 세금을 효과적으로 돌려받을지도 가늠할 수 있다.
'미생'의 등장인물 안영이(강소라 분)의 예를 통해 소득을 계산해보자. 살짝 엿보인 안영이의 통장에는 월 급여로 365만4200원 입금돼있다. 이를 통해 안영이의 연봉을 추정할 수 있다.

직장인의 월급통장에 입금되는 금액은 연봉을 12개월로 나눈 월급여액에서 근로소득세 등 각 종 공제를 제한 나머지 금액, '실수령액'이라 부른다.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역산한 안영이의 연봉은 약 5000만~5100만원이다.
신입사원이라는 걸 감안하면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당히 높은 연봉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런저런 항목으로 대부분 빠져나가 버린다는 것.
통장을 스치우는 월급…붙잡을 방법은?
전기·상하수도 등 공과금, 교통비와 통신요금, 보험료 등은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항목이다. 20만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어서 부담은 크지 않다.
문제는 학자금 대출 상환(81만원), 그리고 신용대출 상환이자(150만원)이다. 연봉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 빚을 갚거나 이자를 내는데 쓰이고 있다. 극중 아버지의 빚을 떠안게 된 사연이 등장하는데, 큰 빚을 지고 있으니 자산관리가 시작부터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실제로 안영이가 조절 가능한 항목은 신용카드(60만원)와 체크카드(10만원) 사용 금액 정도다. 점심값과 의류비 등 직장인들에게 피하기 어려운 지출 항목들을 감안하면 현 수준에서 소비를 더 줄여 재테크를 하는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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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꼼꼼이 챙기자…연말정산에 불리한 '싱글'
안영이는 우선 가정 문제부터 풀어야 재테크의 꼬인 매듭도 풀릴 것 같다. 지난 1년 숨가쁘게 달려오느라 지쳤을 안영이, 일단 그 문제는 뒤로 하고 이제 다가올 연말정산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실제 수중에 들어온 돈은 거의 없지만 내 '소득'으로 잡혀있다면 세금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도 기왕이면 세금 덜 내고, 낸 세금도 돌려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은가.
직장인들은 매번 월급을 받을 때마다 정부가 일정 비율대로 세금을 떼어간다. 그리고 연말에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이 얼마인지 다시 정산한다. 더 냈다면 정부가 낸 세금을 돌려주고, 만약 적게 냈다면 다음 월급에서 깎이게 된다.
이 상태로라면 안영이의 연말정산은 마이너스 수지를 기록할 듯 하다. '13월의 월급'은 커녕 토해내야 할 지 모를 처지다.
주택구입이나 전세계약 등에 쓰인 경우가 아니어서 대출금 이자로 소득공제를 받기는 어렵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금액 역시, 아쉽지만 공제 대상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총급여의 25%를 넘게 사용한 금액만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월 60만원(연 720만원) 정도 사용한다면 최소 사용액 기준(연 1250만원)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싱글'은 연말정산이 여러 모로 불리하다. 소득 및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이 별로 없다. 부양하는 배우자와 자녀가 없으니 자녀교육비 등의 공제도 해당 사항이 없다.
그나마 최악을 피하려면…가족들과 '합산' 계획 세우자
10여년간 베스트셀러로 명성을 누리고있는 재테크 서적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을 저술한 신방수 세무사에게 안영이를 위한 재테크 가이드를 청했다.
신방수 세무사는 "현재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빚 상환'은 아버지와 연관된 빚이니, 하루 빨리 부친과 경제적으로 독립해 선을 긋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그나마 최악을 피하는 방법은 부양가족 공제를 받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부모에게 빚을 내 돈을 주었더라도 안영이는 소득공제를 받지 못한다. 대신 극중에서처럼 부친이 하던 사업을 망해서 소득이 없는 상태라면, 부양가족으로 올리는 것으로 '인적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이 경우 따져봐야 할 것은 안영이의 부모가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는지 여부다. 최저생계비를 계산해 보면 1인가구는 대략 월 62만원, 2인가구는 월 105만원 정도다. 부모의 소득을 계산해보고 이보다 낮다면 안영이는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인적공제를 받고 그들이 지출한 의료비 등 각종 항목에 대해 추가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방수 세무사는 "'사업자'인 경우라도 그 해에 사업이 잘 안돼서 적자를 봤다면 소득이 없는 것으로 인정해 부양가족으로 등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