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식품의 그늘<上>檢, 다이어트 식품업체 4~5곳 수사…내부고발자 "'바지사장'만 단속, 실소유주 건재"

대형 제약회사 이름과 연예인·한의사 등을 모델로 내세운 일부 다이어트 식품 업체들이 장기간 허위·과대 광고를 통해 영업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발본색원한다'는 방침 아래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식품의약 안전 중점검찰청인 서울서부지검은 최근 다이어트 식품 업체 4~5곳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업체들이 지난 5년간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수사 방향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적발해도 완전히 근절시키지 못했던 이전 수사와 달리 완벽하게 뿌리를 뽑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거 유사 사건에서 몇몇 업체들을 산발적으로 적발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실제 업계를 주름잡는 '업자'들을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대목이다.
다이어트 식품 업계는 최근 20여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허위·과장 광고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았던 분야다. 이는 단속의 칼 끝이 최종 유통단계를 잘라내는 데 머무를 뿐, 식품의 공급업자 또는 주요 유통업자들에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다이어트 식품 업체 A사의 직원 김홍희씨(가명·여)도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업계 실상을 전했다. 김씨는 A사에서 10여년 동안 종사해 업계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서 영업장부 일부를 공개하며 폭로에 나섰다.
김씨는 "A사의 실질적 소유주는 B씨로, 이 업계에서 20여년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며 "B씨는 '바지 사장'들을 고용한 뒤 허위·과대 광고로 적발되면 사법처리를 맡긴 후 새로운 '바지 사장'을 내세우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영업을 해 왔다"고 말했다. 단속을 당하면 회사를 폐업하고 새로운 회사를 세우지만 실질적 소유주는 B씨가 계속 유지하는 방식이다.
특히 김씨에 따르면, 업계를 주무르고 있는 실제 소유주는 B씨를 포함해 4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유사한 수법으로 각자 사업을 이어오면서도 개인정보 수집원, 텔레마케터, 영업사원, 관리사들을 서로 공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벌어들인 매출은 20여년간 최소 4000억원, 피해자 수는 40만명 이상이라는 게 영업장부 등을 기반으로 한 김씨의 추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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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소비자 단체들은 경찰·검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수사기관들이 수사 의지를 갖고 강력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다이어트 식품 업계에 만연한 '꼬리 자르기' 수법은 소비자 단체와 수사기관들이 이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결국 더욱 강도 높게 단속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고질적인 문제"라며 "최선을 다해 단속하고 있지만 합법과 위법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타기 하는 업체들의 뿌리를 뽑는 데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들 역시 소비생활을 할 때 경각심을 갖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