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장모님'?…이번 설엔 '어머님'으로 불러요

아직도 '장모님'?…이번 설엔 '어머님'으로 불러요

이슈팀 한지연 기자
2017.01.27 06:30

부계 중심 시가·처가 호칭 여전…장인·장모 대신 아버님·어머님

일반적인 시가와 처가 호칭. /사진=뉴스1
일반적인 시가와 처가 호칭. /사진=뉴스1

#"저기..."며느리 5년차 A씨는 여전히 시가 호칭 부르는 것이 껄끄럽다. 남편의 형제들을 '도련님'과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 남편은 심지어 자신의 오빠에게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처남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은 나이가 어린 시누이에게도 '아가씨'라며 높임말을 써야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여겨진다.

호주제는 2005년 폐지됐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결혼한 부부가 사용해야 하는 시가와 처가 호칭은 아직 여자를 '출가외인'으로, 남성의 집에 종속되는 존재로 보는 용어 그대로 남아있다. 부계혈통사회의 잔재가 남아있는 것.

남편이 아내의 부모를 부르는 장인과 장모, 그리고 아내가 남편의 부모를 부르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라는 호칭은 남성 중심 사회의 언어 잔재다.

아내에겐 결혼 후 남편의 부모가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는 반면, 남편이 아내의 부모를 부르는 장인(丈人)과 장모(丈母)는 '어른'과 '어른 여자'의 뜻으로 그저 '어른'의 의미에 그친다. 아내와 남편 모두 '아버님'과 '어머님'으로 통일해 부르는 것이 좋다.

각자의 형제를 부르는 호칭도 마찬가지다.

우리말에는 친족 어휘가 잘 발달돼 있는데 결혼한 여자가 사용하는 시가 어휘는 예외다. 아내가 시가 식구를 부를 때의 기준은 '남편'또는 자식의 서열이 된다. 자신의 신분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아내는 남편의 손 윗사람인 형과 누나에게 아주버님, 형님이라고 부른다. 비공식적이지만 자식이 부르는 것과 같이 삼촌, 고모라 부르기도 한다.

남편의 손 아랫사람에게도 높임 표현을 사용하는 건 마찬가지다. 남편의 남동생에게는 '도련님', 여동생에게는 '아가씨'를 사용한다. 아가씨는 '아씨'가 변형된 말로 '아씨'는 조선시대 하인이 젊은 부인을 부르는 호칭어였다.

이에 반해 남편이 처가 식구를 부를 때의 기준은 아내의 서열이 아니다. 남편 '본인'의 나이가 기준이 된다. 아내의 손 윗사람인 오빠를 부를 때도 오빠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님'이지만, 어리면 '처남'이라고 부른다. 아내가 시가에서 남편의 서열에 따른 손 윗사람에게 모두 높임 표현을 쓰는 것과 대조된다. 아내의 언니에겐 '처형', 여동생에겐 '처제'라는 호칭을 쓰는데, 높임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

장인과 장모를 제외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가 아니라면 처가 식구들에게는 높임 표현을 쓸 필요가 없다.

전체적으로 시가 식구의 호칭은 대부분 '님'자가 붙는 높임 표현인 반면 처가 호칭은 그렇지 않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러한 언어 표현이 지금까지의 남성중심 사회에 따라 관행적으로 굳어진 표현일 뿐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언어는 문화현상을 반영한다. 언어가 가치를 반영하고 가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 이에 따라 시가와 처가의 호칭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혼과 독신이 많아지는 추세에 따라 지난해 '아버지의 결혼한 동생'을 일컬었던 '작은 아버지'가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에서 '아버지의 동생'으로 바뀐 것도 같은 이치다.

이인숙 건국대 여성학 교수는 "시가와 처가의 호칭 차이는 부계혈통 사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언어 상에서 성차별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는 고쳐져야 할 잔재"라고 설명했다.

*참고문헌) 다시 쓴 우리말 어원 이야기 -조항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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