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중단, 지속가능 에너지 전환 티핑포인트

신고리 5·6호기 중단, 지속가능 에너지 전환 티핑포인트

윤기돈 녹색연합 활동가
2017.06.29 04:00

[기고]

윤기돈 녹색연합 활동가/사진제공=녹색연합
윤기돈 녹색연합 활동가/사진제공=녹색연합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잠정 중단하고 그 지속 여부를 시민들 손으로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말도 안되는 권력의 사유화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시민들이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직접 결정하게 된 것이다. 명실상부하게 시민이 주인이 된 나라가 됐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이 중단되면 국가의 기반이 위태로워지는 것처럼 국민을 겁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대다수는 원전산업으로 막대한 이윤을 챙겨온 원전 마피아다. 그들은 전기요금폭탄으로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얼마 전 나왔던 전기요금이 가구당 연간 31만4000원 인상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자료를 제공한 한국전력공사에 의해 바로 거짓임이 드러났다. 한전은 가구당 월 5200원 연간 6만2000원만 부담하면 된다고 정정했다.

또 그들(원전 마피아)은 산업경쟁력이 낮아져 국가 경제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 주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해 미국 상무부는 한국이 산업용 전기를 지나치게 싸게 공급함으로써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 셈이라며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낮은 전기요금이라는 산업경쟁력이 반덤핑관세로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따라서 전기요금, 임금 등 원가를 낮춰 산업경쟁력을 높인다는 인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방향 전환만이 진정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임을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원자력발전만이 앞으로도 쭉 값싼 전기요금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방편이라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다. 현재 원자력의 발전단가는 킬로와트·시당 41.4원이다. 사고위험비용, 사후처리비용 등을 적정하게 반영하면 발전단가가 킬로와트·시당 최소 77.9원에서 최대 114원까지 올라야 한다는 한국자원경제학회의 연구결과가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타당하다는 입증은 2가지 사례만 고려해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지금 원자력의 발전단가에 사고위험비용을 적정하게 반영됐는지 여부다. 후쿠시마 사고의 배상과 복구 비용 추산액은 발생 초기 5조엔에서 지난해 21.5조엔까지 올랐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올해 추산액이 70조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원전은 사고가 났을 때 최대 5000억원까지 배상 한도를 정하고 있다. 이외에 사고처리비용은 산정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다면, 최대 699조원을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사고처리비용을 더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타당성을 얻는다.

사용후핵연료 등 핵폐기물 관리도 300년만 하게 돼 있다. 길게는 수만 년을 관리해야 하는 핵폐기물의 관리 연한이 너무 짧다는 주장도 타당성을 얻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원전의 발전단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자력이 값이 싸다는 주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그 효력을 잃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설비의 발전단가는 계속 하락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자력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설비투자가 걸음마 수준이어서 미비하지만, 포르투갈은 이미 나흘 동안 재생가능에너지 설비에서 생산한 전력만으로 전체 전기에너지 사용량을 충당했다. 그리고 연간 전력 사용량의 48%를 재생가능에너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포르투갈만이 아니라 아이슬란드, 코스타리카, 스웨덴,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도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이 40% 이상이다. 우리나라도 더 늦지 않게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미 태양광발전 기술은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기업도 있다. 신고리 5·6호기 중단에 따른 매몰 비용이 2조6000억원이라 한다. 총 공사비용이 8조6000억원이니, 투입되지 않은 기회비용 6조원이 남아있다. 지금은 버려진 물을 아까워할 것이 아니라, 컵 안에 물을 어떻게 소중하게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6조원의 기회비용을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등 에너지 신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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