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판]"코로나 예방 기도" 황당 판매글에도 품절, 효과 없었다면

[법률판]"코로나 예방 기도" 황당 판매글에도 품절, 효과 없었다면

송인화 법률N미디어인턴
2020.02.06 20:00

누가 대신 병에 안 걸리게 기도해준다면 그 말을 믿고 대가를 지불하시겠습니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 공포를 틈타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황당 판매글들이 넘쳐난다고 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 신종 코로나에 안 걸리게 대신 기도해주는 상품입니다. 병에 걸리지 않길 기원하는 기도를 해주고 그 대가로 적게는 몇백원부터 많게는 몇만원을 요구하는 식인데요.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한 판매자는 자신의 기도에도 불구하고 구매자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경우 몇배로 환불을 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의외로 인기가 좋은 듯합니다. 일부 판매글에는 이미 선착순 판매가 완료됐다는 공지가 올라왔고 포털사이트에선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며 기도 구매가 실제 효과가 있는지를 묻는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도 구매했는데 감염, 사기일까?

만약 기도의 효험을 믿고 상품을 구매했는데도 병에 걸렸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아무런 근거없이 병에 걸리지 않게 해주겠다며 물건을 팔았다면 일종의 판매 사기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대가를 받고 기도나 굿을 했는데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사기죄가 되는 건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도 구매 후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해당 판매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대가를 받고 기도를 하는 것은 일종의 무속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기도나 굿을 한 후 효과가 전혀 없어 환불을 요구하거나 사기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법원은 무속행위에 있어서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한 무속행위의 시행자(무속인 등)와 의뢰인(고객)의 조건을 다르게 봤습니다. 양측의 조건을 모두 만족돼야만 사기죄가 인정되는 건데요.

우선 기도나 굿 등의 무속행위를 하는 시행자의 경우 △무속행위 의사 △효험에 대한 신뢰 △실제 의식 행위 등의 요건을 갖추었다면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즉 기도를 대신해주겠다는 판매자가 실제 기도를 하려는 의사가 있었고 기도의 효험에 대해 믿고 있으며 실제 기도를 했다면 사기죄가 되지 않습니다.

또 의뢰인이 기대한 결과를 얻었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무속행위로 다소의 위안을 얻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관련 판례를 보면 이해가 더 쉬운데요. 취업문제로 수백만원을 들여 굿을 한 A씨는 취업에 계속 실패하자 무속인을 사기죄로 고소했습니다.​

사던 재판부는 사기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재판부는 “무속행위는 반드시 어떤 목적의 달성보다 그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얻게 되는 마음의 위안이나 평정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013고정3072)

◇사기죄 성립 안되면 환불도 어려워

환불은 어떨까요? 사기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효과가 없다면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아쉽지만 기도나 굿 등의 무속행위를 제공했어도 사기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환불을 받기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도나 무속행위를 실제로 행했고 또 그로 인해 심신의 안정을 얻었다면 상품의 효용이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에 따르면 위법행위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가했을 경우 배상책임이 발생하는데요. 사기죄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의뢰인(고객)에게 무속행위를 지속적으로 권유·강요했거나 무속행위의 대가로 받은 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한 경우라면 사기죄와 함께 환불이나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글 : 법률N미디어 송인화 인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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