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인기에 이어 얼려 먹는 젤리, 이른바 '얼먹젤리'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며 인기를 끕니다. 젤리를 냉동실에 넣어 얼려 먹거나, 사이다·요거트 등에 젤리를 넣은 채 함께 얼리는 등 다양한 레시피가 공유되면서 새로운 젤리 문화가 형성된 셈인데요.
젤리는 쫀득한 식감,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모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습니다. 이런 젤리를 얼리면 겉은 단단하고 속은 쫀득한 대비 식감을 주는 데다, 깨물 때 아삭하고 바삭한 파열음까지 더해지면서 색다른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얼먹젤리'의 인기 요인으로 꼽힙니다. 심지어 '얼먹젤리'를 씹었을 때 나는 특유의 바삭한 소리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콘텐츠로 인기를 끌 정도입니다.
하지만 '얼먹젤리'가 치아에겐 불청객입니다. 얼려 단단하게 굳은 젤리는 일반 젤리보다 더 강하게 씹어야 해, 씹는 과정에서 순간적인 충격이 치아에 가해져 치아에 미세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존에 충치 치료받았던 치아가 깨지거나(파절), 레진·크라운 등 보철물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씹는 힘이 집중되는 어금니에 반복적으로 강한 자극이 가해지면 어금니가 상대적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단단한 식감을 반복적으로 깨무는 행동은 눈에 띄는 파절이 없더라도 법랑질(치아 바깥의 단단한 부위) 표면에 미세 손상을 유발해 찬물만 마셔도 이가 시린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젤리는 당분 함량이 높습니다. 젤리를 얼려 먹으려면 입 안에서 녹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당분이 치아 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일반 젤리보다 깁니다. 이는 구강 내 세균이 산(酸) 생성 시간을 늘려 충치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만약 젤리를 콜라·사이다 같은 탄산음료에 넣은 채 얼려 먹으면 pH(산도)가 낮은 산성 환경이 됩니다. 이는 법랑질에서 무기질이 빠져나가 치아에 흰 반점이 생기게 하는 '탈회' 단계에 다다르게 합니다. 탈회는 충치가 생기기 직전 단계입니다.
'얼먹젤리'를 먹고 난 직후 칫솔질하는 건 피해야 합니다. 치아에 산성 음식(젤리·콜라 등)이 닿아 pH가 산성화하면 치아 표면은 평소보다 살짝 약해진 상태가 되는데, 이때 바로 칫솔질하면 치아 표면에 불필요한 자극을 가하는 꼴입니다. 침이 분비되면서 치아 pH가 회복되기까지 30분 정도 걸리며 치아가 다시 단단한 상태로 돌아옵니다.
따라서 '얼먹젤리'를 먹고 난 후 물로 헹궈 구강 내 당분과 산을 줄여준 뒤 30분 정도 지난 후 칫솔질하는 게 권장됩니다. 치아가 시리거나, 씹을 때 통증이 있는 경우, 치아 표면이 거칠거나 금이 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치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게 바람직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장지현 대동병원 치과 과장(통합치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