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걸린' 공무원 시험 3~4월 줄줄이…신종코로나 불안에도 대형강의 환불·결석 거의 없어

7일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A 공무원학원 강의실 뒷문을 열었다. 이른바 '1타 강사'의 아침 강의다. 휑할 것이라는 기자의 예상과 달리, 12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빼곡히 모여 강의를 듣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학생들도 군데군데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당장 오는 3~4월 시험을 앞둔 공시생(공무원 시험 수험생)들은 오늘도 대형 강의실과 독서실로 향한다.
7일 찾은 노량진 B 학원도 아침부터 공시생들로 붐볐다. 강의실에선 강의가 진행되고, 로비에도 공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율학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인기 강의는 노트로 '자리 맡기'를 해야 할 정도였다. 학원 로비에는 "가장 치열하게 공부해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이 학원 수강생 엄모씨(25)는 "평상시보다 학생이 거의 줄지 않았다"며 "불안하긴 한데, 아무래도 시험이 코앞이다 보니 안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는 3월21일에는 서울시 9급 공무원 시험이, 28일에는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이 예정돼 있다.
오는 4월4일 경찰공무원 1차 시험을 앞둔 C 경찰공무원학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1000여명 규모의 학원은 이날 자체 모의고사를 치르는 경시생(경찰 시험 수험생)들로 분주했다. 경시생들은 마스크를 쓴 조교가 나눠주는 시험지를 들고 각자의 강의실로 향했다. 군데군데 놓인 손소독제를 이용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신종코로나가 확산되는 중에도 안전을 우려해 수업을 쉬는 수험생은 거의 없었다. C학원 관계자는 "이번에 학부모 불안이 크다 보니 환불하는 학생이 조금 있었지만 그것도 10여명 내외였다"며 "인생이 걸린 시험이 코앞이니 안 나올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코로나 불안'보다 더 큰 '미래에 대한 불안'은 수험생들이 빽빽한 대형 강의실을 견디는 이유다. 2019년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엔 4987명 선발에 19만5322명이 몰렸다. 노량진 거리에서 만난 공시생 김모씨(26)는 "80명 규모 수업을 듣고 있는데 빠지는 학생이 거의 없다"며 "(신종코로나로) 불안하지만 어쨌든 시험이 코앞이니 공부는 해야 하지 않나. 최대한 조심하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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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에 밀집해 공부하는 공간인 독서실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인근 독서실 직원 정모씨(27)는 "등록자가 전혀 줄지 않았다"며 "시험도 있고, 노량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노량진 밖으로 잘 안 나간다. 지하철을 타거나 할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 대형학원 독서실 관계자도 "아직까지 인원 변동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 독서실 문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할 수 있다"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공무원 시험은 잘 치러질까. 공무원 시험 담당부처인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 2015년 메르스 대책에 준하는 방역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엔 지방직 공무원 시험이 걸쳐 있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확진자 응시 제한 △격리자 자택 방문시험 △의심증상자 분리 시험 등 대책을 마련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종코로나 상황이 하루하루 바뀌고 있어, 너무 빨리 대책을 발표하면 시험 당일 여건과 맞지 않는 대응이 돼버릴 우려가 있다"며 "대책 발표는 시험 일정에 맞춰 적당한 시기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8일 치러지는 제46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는 신종코로나 관련 방역대책이 시행된다. 7일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확진자, 의심환자, 격리대상자와 그 직계가족은 응시할 수 없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의심증상자에게는 응시 철회를 권고하되, 공무원시험 응시자격 취등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별도의 특별고사실에서 응시토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