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천지 텔레그램방에 공유된 '추미애 비판 영상', 왜?

[단독]신천지 텔레그램방에 공유된 '추미애 비판 영상', 왜?

오문영 기자
2020.03.12 16:37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89) 총회장이 지난 2일 자신의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89) 총회장이 지난 2일 자신의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궁지에 내몰렸다. 지난달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중 31번 확진자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지역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각 지방자지단체는 앞다퉈 신천지 관련 시설 폐쇄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도 신도들에게 '모든 예배와 모임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라' 지시했다. 하지만 신천지는 예배와 모임을 통해 신도들을 관리해 온 단체다. 특히 '출석'을 중요시 한다고 한다.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가는 경우라도 해당 지역에 있는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보도록 하는 식. 그렇다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모두 폐쇄된 지금, 신도들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신천지 압수수색' 주장한 추미애 비판영상…긍정적인 기사 선별해 공유
한 지역의 구역장이 텔레그램방에 '코로나19' 관련 기사들을 선별해 공유하고 있는 모습/사진=신천지 관계자 제공
한 지역의 구역장이 텔레그램방에 '코로나19' 관련 기사들을 선별해 공유하고 있는 모습/사진=신천지 관계자 제공

12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팀이 신천지 전 간부 등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부산지역 신도들의 텔레그램방에는 보수 성향의 A변호사가 '신천지 압수수색'을 주장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이 공유됐다.

A변호사는 영상에서 압수수색을 주장하는 추 장관을 가리켜 '문재인 정권의 책임을 면책하기 위해 신천지 교회를 지목한 것'이라며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요란한 장면을 국민들에게 보이려는 것'이란 취지로 발언했다. 또 국민의 86%가 동의한다며 압수수색을 주장한다면 중국인들에 대한 입국 금지는 왜 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담겼다.

이외에도 해당 텔레그램방의 구역장은 '코로나19 소식'이라는 제목으로 신천지에 긍정적인 미디어를 선별해 공지하고 있었다. 주로 신천지가 발표한 입장을 중점적으로 담은 기사들이 공유됐다. '신천지 법인 취소가 어렵다는 입장'을 담은 기사나 '정부가 신천지에게 사과를 해야한다'는 내용의 기사, '신천지 신도들의 인권문제'를 다룬 기사들도 보였다.

신천지 간부 출신의 B씨는 "신천지는 신천지에 부정적인 미디어를 영혼을 죽이는 선악과로 규정한다"며 "부정적인 영상을 공유하며 비판하거나 긍정적인 영상만 보여주면서 계속해서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방법으로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육생 때는 핸드폰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온라인 예배 진행하되, '출석여부' 확인…각 신도의 '생활'도 체크
구역장들이 각 구역의 휴직자를 파악해 텔레그램방에 보고하고 있는 모습/사진=신천지 관계자 제공
구역장들이 각 구역의 휴직자를 파악해 텔레그램방에 보고하고 있는 모습/사진=신천지 관계자 제공

신천지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진행하던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한 상태다. 예배는 대게 '신천지 총회와 지파교육부에서 정리한 계시록'과 '말씀대성회 영상'을 공유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때때로 지파장의 '설교영상'이 올라오기도 한다.

지난 11일 진행된 '온라인 수요예배'의 경우 신도들로 하여금 '말씀대성회 영상'을 유튜브 링크로 공유해 시청하게끔 했고, '지파장 설교영상'을 신천지 내부 통신망 '에스라인'을 통해 청취하도록 했다.

비록 예배는 각 가정에서 이뤄지더라도 '출석 체크'는 확실히 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각 구역장은 구역별 예배 시청자를 파악해 보고해야한다. 총 재적과 시청수 및 참석율을 정리하는 식이다. 불참자가 있을 경우엔 '사유'를 꼭 명시해야 한다.

각 구역별로 각 신도들의 생활을 체크하기도 한다. 지난 5일 한 신천지 텔레그램방에서는 신도들의 재택근무 및 휴직 여부 확인이 이뤄졌다. 예컨대 휴직자가 있다면 신도의 이름과 직업을 보고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해당사항이 없는 구역도 '없음'이라 일일이 보고해야 한다.

신천지 출신의 C씨는 "현 상황에서 신천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텔레그램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뿐"이라며 "이를 통해 연락은 되는지, 신천지를 탈퇴하지는 않았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등 신도들의 생활을 체크하며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 구역장은 무엇이든 맘대로 할 수는 없다"면서 "보고가 이뤄지고 위에서 허가가 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총회본부는 일부 구역방 등에서 진행되는 출석체크나 기사공유에 대해 "본부의 지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신천지 관계자는 "구역장이 구역식구를 생각해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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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문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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