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미애 "수사권조정, 검찰 주장도 들어야"…靑에 전달

[단독]추미애 "수사권조정, 검찰 주장도 들어야"…靑에 전달

이정현 기자
2020.05.20 15:32
추미애 법무부장관/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추미애 법무부장관/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경 수사권조정 결과 검찰과 경찰이 적대관계가 돼선 안된다는 뜻을 청와대측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장관이 수사권조정에서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20일 정부당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추 장관은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측에 수사권조정 이후 검찰과 경찰이 서로 독립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선 안되고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수사권조정이 이뤄졌다고 해서 검경이 완벽히 분리돼 독자적인 수사를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적절한 사법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수사권조정 후속작업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주재하는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 추진단'(추진단) 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다. 추진단은 매주 1~2차례씩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추진단장은 김조원 민정수석이며 수사권조정 파트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전담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추진단 회의는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먼저 법률개정 범위를 놓고 부딪혔다. 경찰은 지난해 말 수사권조정 관련 개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경간 관계가 '지휘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바뀌었으니 하위법령의 세부조항도 모두 협력관계로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검찰은 경찰의 권한이 확대됐으니 그만큼 사법통제는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양측은 수사범위를 놓고도 대립했다. 검찰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마약·조직범죄 등 강력범죄와 노동 등 공안수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경찰은 1차적 수사는 기본적으로 경찰이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수사대상의 직급 등을 두고도 양측이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경은 초반부터 이같은 의견대립을 보였다. 양측은 논의 초반 각각의 조직논리를 정리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관련 자료를 준비해 협의를 진행해 나갔으나 이마저도 매끄럽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양측은 협의안을 도출하지 못했고 협의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일단 넘어가고 추후 최종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후 추진단은 나머지 부분에 대해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했다. 수사권조정 관련 개정안이 오는 8월5일부터 시행될 것을 고려해 이르면 이달 말 초안을 완성해 유관기관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 추 장관의 의견전달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추 장관은 그간의 후속회의 내용을 검토한 뒤 청와대 민정실에 검찰측 주장을 비중있게 검토해 봐야한다는 취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이 이처럼 검찰편을 들고 나서자 추진단은 최종협의 일정을 미뤘다는 후문이다. 추진단은 이르면 지난주 말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조원 민정수석,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진영 행안부장관 등이 모여 수사권조정 초안 결정을 위한 최종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추 장관이 이처럼 검찰편을 들고 나선 데는 추진단 회의가 경찰쪽으로 기울었다는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나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검찰 내부에서는 이 민정비서관이 회의를 편파적으로 진행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아무리 자료를 준비해 주장을 펼쳐도 이 민정비서관이 경찰측 주장만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4월15일 총선 이후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일각에선 이 민정비서관이 검찰의 힘을 빼놓으려고 고의적으로 경찰편을 드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민정비서관은 현재 검찰 피의자 신분"이라면서 "본인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 재판에 넘어가기 전 검찰의 힘을 최대한 빼놓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수사권조정은 형사법의 근간을 바꾸는 문제인데 그것을 개인의 문제와 결부시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선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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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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