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소를 '소고기'라 부르지 않는데, 어류 동물만 '물고기'로 불러…"종차별적인 단어, 물고기 대신 물에 사는 존재란 뜻의 '물살이'로 불러주세요"

살아 있는 소에게 "야, 저기 '소고기'가 있어"라고 하지 않는다. 또 숨 쉬는 돼지에게 "돼지고기가 밥을 먹네"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물에서 살아 숨 쉬는 물 속 동물에게는 통틀어 '물고기'라 부를까.
종차별 철폐와 동물 해방을 목표로 하는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이 단어가 이상하다고 화두를 던져왔다. 실은 누구도 크게 의문을 품지 않았었으나, 덕분에 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윤나리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는 지난해 8월 25일, 이와 관련한 글을 기고한 바 있다.
"물고기란 단어는 '물'과 '식용하는 동물의 살'이란 뜻의 '고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 속에 사는 수많은, 다양한 어류 동물을 우리는 한꺼번에 물고기라 부르고 있는 것이죠.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나요?"
마땅히 살아 숨 쉬는 독립적인 존재다. 그런데 그걸 지칭하는 단어가 '고기'다. 인간이 식용하는 살로 부르는 게다. 그게 기괴하고 부당하단 거였다. 누군가 우릴 '살덩어리', '고깃덩어리'라 부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오직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존재하는 살덩어리로 한정하는 표현이란 얘기다.

여기엔 인간의 동물을 향한 '종차별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인간도 동물이면서 비(非)인간 동물을 쉽게 차별하고, 학대하고, 착취하는 거다. 물에서 살아 숨 쉬는 동물을 '물고기'라 부르며 당연히 먹어왔던 것처럼 말이다.
윤 활동가는 "나도 모르게 쓴 종차별적인 말과 표현은, 종차별적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동물권 활동가들과 비건(채식주의자)들을 중심으로, '물고기' 대신 '물살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물에 사는 존재'란 뜻이다. 물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고유한 동물,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는 이들을 위해,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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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사용하는 인간들의 무의식, 더 나아가 그걸 쓰는 문화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언어를 바꾸는 운동은 종차별주의 철폐, 동물해방을 앞당기기 위해 꼭 시작해야 해요. 종차별적인 언어를 바꾸는 일에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