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예의주시하는 경찰… 분위기는 "굳이 갈 이유 없다"

중수청 예의주시하는 경찰… 분위기는 "굳이 갈 이유 없다"

이강준 기자
2025.09.08 15:57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사진=뉴스1.

검찰청 폐지로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두고 경찰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검찰 소속 검사와 수사관이 이동해야 하지만 경찰 수사관도 이동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수청으로 옮길만한 유인이 많지 않아 이동 가능성을 거론하기엔 시기상조란 시각이 많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고위 지휘관 A씨는 8일 머니투데이에 "현 조직에서 벼랑 끝에 몰려있는 인사를 제외하면 중수청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고, 중수청 이동을 고민할 조직은 아직은 경찰보다는 검찰"이라며 "조직 자체가 불확실해 수사관 개인의 미래를 설계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당정은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중수청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내란 △외환 △마약 등 9대 범죄를 직접 수사한다. 당정은 중수청과 국수본이 겹치는 업무 분야에 대해선 향후 1년 내에 조율하겠다고 했다.

중수청이 '끝까지 살아남을' 조직인지 여부도 이동을 고려하는 요소다. A씨는 "중수청은 어쨌건 불완전한 조직"이라며 "검사가 중심이 될 조직이 될 게 뻔하니 경찰이 굳이 옮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승진 아니면 굳이 갈 이유 없어"… 공수처 판박이 우려도
[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은 전날 검찰청을 해체하고 검찰의 기소 및 중대범죄 수사 기능은 신설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은 전날 검찰청을 해체하고 검찰의 기소 및 중대범죄 수사 기능은 신설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사진=뉴시스

승진을 당근책으로 제시해야 이동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국수본 간부 B씨는 "총경 승진이 가장 치열한 만큼, 공무원 4급으로 경찰을 뽑는다고 하면 수요가 있을 순 있다"면서도 "인사 문제에서 벗어나 수사에 욕심이 있는 경찰이라면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이나 국수본에 남아서 일하는 방안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했다.

국수본 간부 C씨도 "신설 조직에 가면 조직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수사 외의 잡무가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굳이 수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상 경찰에서 일을 하면되지 중수청에 갈만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중수청 출범 초기 수사력 논란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비판받았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2021년 출범한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체포하기 전까지 별다른 수사 성과를 낸 적이 없었다. 공수처가 주도한 윤 전 대통령 1차 체포영장 집행은 전문성과 경험 부족으로 실패하는 한계도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체포는 경찰 인력이 대규모로 투입돼서야 이뤄졌다.

국수본 간부 D씨는 "내란·외환 수사도 중수청이 할 수 있다고 명시됐는데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계를 보였던 지점이 있었듯 중수청도 유사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도 공수처는 수사력은 약하다는 비판을 여전히 받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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