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4000 돌파 소식을 듣고 기대했는데 매출에 변화가 없어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에서 만난 한 고깃집 직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바로 옆에 증권사들이 있어 종종 회식을 오는 곳"이라며 "이번 코스피 상승이 증권가 상권이 활성화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없어서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상권이 증시 활황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3일엔 4200선까지 넘어섰지만 상인들은 매출에 변화가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등 이유로 코스피 상승이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의 한 일식집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오르면 증권가 상권 입장에서 기대감을 갖게 된다"며 "하지만 이번 상승으로 실감한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증시가 활황일 때 분위기가 더 좋았는데 지금은 예약 비중도, 시키는 메뉴도 평소와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중식집 관계자도 "증권맨들이 많이 찾는 편인데 특별히 주문 가격대가 높아지지 않았다"며 "코스피 4000 돌파와 관련해 매장에서 느끼는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도 코스피 등락이 매출에 영향을 주는 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주가가 상승했지만 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게 상인회 측 설명이다. 최진영 영등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코스피가 올랐을 뿐 아직 경기가 좋지 않아서 소상공인이 실질적인 이득을 보긴 어렵다"며 "오히려 월드컵 경기나 야구 같은 스포츠 경기가 직접적인 매출 증가를 가져다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상승했지만 내수 경기 침체와 회식 문화 변화의 영향으로 상권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여의도 상권 활성화에 코스피 활황이 도움이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주가는 오르지만 우리나라 전체 경기가 나쁘고 성장률도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장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여의도처럼 증권 업종이 많은 상권은 분명 영향을 받는 구조"라면서도 "코로나 이후 회식 문화가 크게 바뀌어서 최근 상권에 영향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회식 문화가 활발해서 2~3차나 노래방까지 이어지기도 했다"며 "요즘 여의도 상권은 점심에만 몰리고 저녁 시간에는 한산해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이제는 개인 생활에 집중하고 회식보다는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는 경향이 확대됐다"며 "추후에도 주식 활황이 여의도 상권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