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지난 1일 성공리에 마무리됐지만,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관들이 열악한 환경에 있었던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APEC 정상회의 당시 현장 경찰관들의 숙박과 식사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 17장을 공개했다.
APEC 기간 경주에 하루 최대 1만9000명 규모의 경찰 인력이 동원됐으나 현장에서 제대로 된 숙소나 식사를 받지 못한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을 보면 근무복 입은 경찰관이 행사장 바닥에 누워 박스를 이불 삼아 쪽잠을 자고 있다.
복도에서 모포만 깔고 옷을 입은 채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화관 대형 스크린 앞에 경찰관들이 단체로 잠을 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낡은 모텔이나 산속 여관에 묵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경찰관들이 주차장 화단에 걸터앉거나 야외 무대장치에 도시락을 올려둔 상태로 서서 식사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경찰직협은 오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APEC 행사 사진전'을 열겠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을 담은 20개 이내 사진을 전시한다. 12~14일에는 국회 앞에서 같은 사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직협은 "경찰청, 경북청, APEC 기획단이 1년간 준비한 세계적 행사에 동원된 경찰관들의 열악한 환경과 복지, 상식 이하의 수당 지급 등을 알리겠다"며 "직무감사를 통한 전수조사와 지휘부의 진정한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정당한 수당 지급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