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정신건강 예산 턱없이 부족"…촘촘한 안전망 구축 나서야

"아동 정신건강 예산 턱없이 부족"…촘촘한 안전망 구축 나서야

민수정 기자
2025.11.20 16:32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에서 열린 '2025 더아동페스타'에서 파멜라 콜린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대학원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민수정 기자.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에서 열린 '2025 더아동페스타'에서 파멜라 콜린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대학원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민수정 기자.

전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뇌 발달 과정에서 겪은 트라우마가 정신질환으로 발현될 수 있어 체계적인 지원 및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멜라 콜린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대학원 교수는 20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5 더아동페스타: 모든 마음은 중요하다(Every Mind Matters)'에서 "보통 전체 예산 중 4.5% 정도 정신건강 분야에 예산을 쓴다고 하면 저소득 국가의 경우 1%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세계 아동의 날'을 맞아 유니세프 주최로 열렸다.

콜린스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 20만명당 3명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저소득 국가의 아동·청소년 1명당 정신건강 예산으로 4000원도 투입하지 않는 실정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자살 문제를 근거로 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1년 전세계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15~29세 사망원인 3위는 자살이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38개국 중 아동 마음건강 순위가 34위로 낮다. 13년간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 차지했다.

콜린스 교수는 아동·청소년기부터 20대 중반까지 이어지는 뇌 발달 과정에서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을 경우 정신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물학적·관계적·직업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보통 25세 정도 됐을 때 정신질환이 발현된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화와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빈곤 문제도 원인"이라며 "분쟁이 잦아지면서 청소년이 50㎞ 내에서 죽음을 목격할 수 있는 환경도 2배가량 증가했다"고 했다.

2030년 전 세계 아동·청소년 70%가 도시에 살게 되는 점을 거론하면서 도시 환경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콜린스 교수는 "도시는 물리적·경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불평등이나 부적절한 기반 시설 등 위험요소가 제거돼야 한다"며 "고용기회 및 교육 제도 등 도시 내 여러 정책에 안전망이 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아동·청소년 도울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해야"
살와 알레리아니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 보건전문가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에서 열린 '2025 더아동페스타'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민수정 기자.
살와 알레리아니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 보건전문가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에서 열린 '2025 더아동페스타'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민수정 기자.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이 쉽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와 알레리아니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 보건전문가는 "나(아동)를 신경 쓰는 성인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부모가 아이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 부모 역시 스스로 마음을 돌봐야 한다. 학교도 학생 복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주도적인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비니시우스 가비 브라질 정신과 의사는 "부처 간 협력이 가장 핵심이다. 정신건강은 다학제적 성격을 갖고 있어서 여러 부처가 참여해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정책 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갑영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은 "아동의 어려움은 눈에 잘 띄지 않거나 실질적 문제로 여겨지지 않을 때도 있다"며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학업능력이 세계 1위로 압도적으로 높지만 마음건강은 34위, 신체건강은 28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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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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