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여객선, 무인도 돌진 '3분'…말 없는 관제센터, 한눈팔았나?

좌초 여객선, 무인도 돌진 '3분'…말 없는 관제센터, 한눈팔았나?

이재윤 기자
2025.11.20 15:22
전남 신안군 무인도인 족도에 좌초된 대형 여객선이 20일 새벽 해경에 의해 이초되고 있다./사진제공=목포해경
전남 신안군 무인도인 족도에 좌초된 대형 여객선이 20일 새벽 해경에 의해 이초되고 있다./사진제공=목포해경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 사고와 관련해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사고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성윤 목포광역해상교통관제센터장은 이날 목포해양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해 "퀸제누비아2호는 사고 해역에 도달하기 전까지 시속 40~45㎞ 속도로 정상 항해 중이었다"며 "관제사 역시 이를 확인했지만, 여러 선박을 동시에 모니터링해야 해 위험성을 미처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날 오후 8시 17분쯤 267명이 탑승한 2만6546톤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는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에서 항로를 이탈해 무인도에 좌초됐다. 좌초 원인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관제센터가 이를 경고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해역에서 변침(항로 변경) 지점까지의 거리는 약 1600m로, 항해 속도를 고려하면 관제가 위험성을 경고할 수 있는 시간이 약 3분가량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 사고와 관련해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사고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나왔다./사진=뉴스1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 사고와 관련해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사고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나왔다./사진=뉴스1

김 센터장은 "해당 구간은 항로와 좌초 지점이 매우 가깝고, 여객선이 고속으로 항해하던 상황이라 관제사가 즉각적으로 이상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해역은 장산도와 족도 사이 좁은 수로로, 암초와 무인도가 많은 위험 구간이다. 특히 대형 선박은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항해사가 수동으로 배를 조종해야 하는 곳이지만 퀸제누비아2호는 자동항법 모드로 항해하다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고 당시 관제 대상 선박은 5척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백 명의 승객이 탑승한 대형 여객선이었음에도 관제센터가 '관심 선박'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제 부실 논란이 제기된다.

김 센터장은 '좁은 수로라는 특성상 관제가 더욱 집중했어야 하는 곳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관제 책임 여부는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 신고를 접수한 해양경찰은 경비함정 17척과 연안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등을 투입해 구명조끼 착용을 완료한 뒤 6차례에 걸쳐 승객들을 구조했다. 승객 전원은 사고 3시간10여 분 만인 오후 11시 27분 이송됐다.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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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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