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 재판부 기피신청을 한 뒤 집단 퇴정한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법조계에서는 논란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감찰을 할만한 사안인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는 한편 감찰 지시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 대통령이 '법원의 소송지휘에 불복해 법정 질서를 해치는 재판 방해 행위'라며 지시한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 중이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는 지난 25일 이 전 부지사의 '검찰청 연어·술 자리 위증' 사건 10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이 신청한 증인 64명 가운데 6명만 채택했다. 그러자 수원지검 검사 4명은 재판부가 검찰 측 증인 신청을 지나치게 배척해 재판을 불공정하게 이끌고 있다며 법관 기피신청을 내고 모두 법정을 떠났다.
법관 기피신청은 재판을 맡은 판사가 편파적이거나 공정하지 않을 우려가 있을 때 다른 판사에게 사건을 재배당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형사소송법상 재판 지연 목적이 명백한 기피신청의 경우 기존 재판부가 곧바로 기각하고 재판을 계속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별도의 재판부가 기피 여부를 판단할 때까지 소송절차는 멈춘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을 크게 세 가지로 본다. 먼저 검사들의 기피신청과 집단 퇴정이 형사소송법이 허용한 소송행위 범위인지 또는 법정 질서를 훼손한 재판 방해인지 여부다.
한 검찰 간부는 "형사소송법 제18조에 따라 검사도 기피 신청권이 있다. 기피신청을 하면 재판을 정지하는 게 원칙"이라며 "정지가 신청과 동시에 발생한다고 본다면 퇴정이 곧바로 사법 방해가 되는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들이 기피신청을 하고 퇴장하는 경우는 실무에서 종종 있다. 이런 일을 두고 감찰 대상이 된 것은 경험상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검사에 의한 법관 기피신청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검사들이 판사를 기피신청 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며 "신청하더라도 곧바로 퇴정까지 하는 것은 과도하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피 신청권의 행사 방식과 수위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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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쟁점은 검사들의 이번 행동이 감찰·징계 사유가 될 수 있는지다. 검사를 징계할 수 있는 사유는 △검찰청법 제43조(정치운동 등의 금지) 위반 △직무상의 의무 위반 또는 직무 태만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 등 세 가지로 규정돼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징계까지 필요한 사안인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많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재판부 명령에 노골적으로 불복하거나 법정을 소란케 한 경우와 달리, 이번에는 형식상 기피신청 절차를 밟은 뒤 퇴정한 것"이라며 "억지로 징계한다면 '품위 손상' 정도를 문제 삼을 수는 있겠지만 법이 보장한 권한 행사를 징계 사유로 보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감찰 지시가 적절했는지도 쟁점이다. 통상 감찰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축으로 이뤄진다. 대통령이 개별 사건을 특정해 감찰을 언급하는 사례는 드물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사가 재판부 판단에 불복해 조직적으로 법정을 떠나는 행위는 스스로 사법 위의 존재임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 법조인은 "대통령 본인과 연관된 사건에 대해 '감찰하라'고 지시하면 외부에서 볼 땐 이해관계 때문에 나서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도 "이 대통령은 이 전 부지사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공범 관계에 있다. 공범이 다른 공범을 위해 수사기관 검사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