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소송' 제대로 안했으니 손해배상…대법원 "공시할 소송 아니다"

'경매소송' 제대로 안했으니 손해배상…대법원 "공시할 소송 아니다"

정진솔 기자
2026.01.05 06:00
대법원 사진/사진=뉴시스
대법원 사진/사진=뉴시스

경매와 관련한 소송은 자본시장법상 공시해야 하는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소송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상 공시해야 하는 소송의 범위는 증권 그 자체에 관련된 것이어야 하지 증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소송은 아니라고 봤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대법관 엄상필)는 스틸앤리소시즈 주주들이 회사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앞서 포스코엠텍은 스틸앤리소시스 소유 충남 아산 공장에 대해 임의경매 소송을 제기했다. 스틸앤리소시즈는 법원으로부터 공장 부지에 대한 경매절차 개시와 압류 조치 판결을 받았다. 관련 내용을 공시한 후 서울중앙지법에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도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소송 및 판결 등을 지연 공시했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이에 주주들은 임의경매 개시결정은 회생 신청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고 증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에 해당한다며 공시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자본시장법 161조는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때'를 공시의무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의·과실로 법령에 따른 기간 내에 관련 내용을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임의경매 개시결정은 회생 신청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이며 회사의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한다고 봤다. 기간 내에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시해야 하는 소송을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관한' 소송 외에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칠' 모든 소송까지 인정하면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봤다.

현행법상 주요사항보고서 제출의무(공시의무)가 있는 법인은 스스로 그런 소송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판단해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중대한 영향'이란 문언은 명확하게 해석이 안 되기 때문에 그 해석에 따른 위험을 제출의무자인 법인이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법인으로서는 주요사항보고서 미제출에 대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관련 소송이 제기된 모든 경우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결과가 불가피할 것이라 판단했다.

대법원은 "당초 주요사항보고서 제도를 도입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런 결과가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원심의 판단에는 자본시장법상 주요사항보고서 제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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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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