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최근 미국이 관세를 강력한 통상 무기로 활용하면서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에게 해외 현지 생산시설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기업이 마주하는 가장 중대한 전략적 의사결정 중 하나는 현지 자회사의 자본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다. 자금을 자본금으로 출자(Equity)할 것인지, 아니면 대여금(Debt) 형태로 지원할 것인지에 따라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부담하는 세무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본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기자본 투자는 자회사의 재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 주주로서 배당 결정이나 자산 처분 등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용이하다. 법적 요건을 갖출 경우 한국 본사가 받는 수입배당금이 익금불산입되는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다만 자기자본 투자에 따른 배당은 현지 법인세가 과세된 자회사의 이익을 재원으로 하고 지급 시 현지 세법에 따른 원천징수가 다시 이뤄진다.
반면 한국 본사가 해외 자회사에 대한 타인자본 투자를 하는 것은 어떨까. 이는 자기자본 투자의 긍정적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는 어려우나 해외 자회사의 이윤에 대한 과세의 측면을 보면 해외 자회사가 한국 본사에 지급하는 이자는 현지 국가에서 세법상 한도 내에서 비용(손금)으로 처리돼 현지 법인세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 이자소득을 한국 본사가 수령 시 현지 세법에 따른 원천징수가 이뤄지고 한국 본사의 과세소득에 전액 산입되지만 현지 세법상 원천징수 된 세액 상당액은 납부세액에서 공제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의 장단점을 적절하게 분석한 후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어느 한 방식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자본 투자국인 한국의 과세권 관점에서 본다면 타인자본 방식이 국가 전체의 조세 수입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자기자본 투자 방식의 경우 자회사의 이윤에 대한 과세가 대부분 현지 국가에 의해 이뤄지는 반면 타인자본 투자 방식의 경우 현지 국가 외에 한국 또한 과세권을 일정 정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인세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업무무관 가지급금' 규제는 대여방식의 해외투자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법원은 해외 자회사가 현지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경우 해당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이 본사의 매출 증대에 '직접적이고 상당한 수준'으로 기여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 즉 해외 자회사가 자체적인 생산 시설 등 물적설비를 갖추고 본사와 독립적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수행한다면 해외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은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분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조세심판원은 최근 국내 본사가 동일한 업종을 영위하는 해외 자회사에 대부투자 방식으로 투자한 경우로서 해외 자회사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경우 업무관련성을 넓게 보아 업무무관 가지급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결정을 하는 등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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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는 단순한 외연 확장을 넘어 국가적 생존 전략과 맞물려 있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국가의 정당한 과세권도 확보할 수 있도록 지혜로운 세법의 해석 및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우룡 회계사는 법무법인(유) 화우 조세자문팀장이다. 기업지배구조개편 및 승계, M&A 거래 관련 조세자문, 제반 조세쟁송 및 세무조사 지원 업무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