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800만원 상당의 샤넬백과 관련해 각 재판부 판단이 갈리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항소심 단계에서는 통일된 판단으로 정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전날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 여사와 공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첫 번째 샤넬 가방(800만원 상당)을 받을 당시 이미 묵시적인 청탁이 있었다고 보인다"면서 "샤넬 가방 등은 통일교 사업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협력을 구하기 위한 묵시적 청탁의 대가로, 김 여사와 공모해 전씨가 수수한 사실이 인정되고 김 여사는 대선 지원의 대가로 통일교가 정부 차원의 보상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김 여사는 앞서 샤넬 가방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김 여사가 알선의 대상이 되는 청탁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와의 친분을 쌓을 당시 김 여사를 통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졌을 수 있으나, 김 여사가 가방을 전달받을땐 어떤 청탁과 관련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은 없었다고 봤다.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두고 김 여사의 청탁 인식 여부에 대한 판단이 재판부별로 갈린 셈이다. 다만 양측 재판부 모두 1200만원 상당의 두번째 샤넬 가방과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것에 대해선 모두 수수 사실과 알선 사실을 인정하고 유죄로 판단했다.

법조계는 같은 사안을 두고 1심 단계에서 법리적 판단이 갈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면서 항소·상고심을 거치며 통일된 논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도 여기에 주목해 김 여사 항소심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법원장 출신의 한 법조인은 "이런 경우가 허다하다"며 "같은 쟁점이라도 사건이 다른 탓에 피고인들이 고용한 변호사가 다르고, 입증과 설득 능력도 차이가 있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끼리 회의하면 되려 다른 재판에 간섭하는 꼴이 된다. 판단이 갈린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급심이 있는 것이고, 고등법원에서 교통정리를 해 줄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항소심 단계에서 정리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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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법원이 심리하는 상고심은 법률심으로, 원심의 법리 해석과 적용이 맞는지 따지는 역할만 한다. 설령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이 갈린 채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알선수재죄의 법리 적용에 있어 묵시적 청탁의 기준이나 청탁 인식 여부를 가르는 근거와 그 범위에 대한 판단만 내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