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난 뒤 넘어간 건물…대법 "못 받은 보증금, 새 주인이 돌려줘야"

계약 끝난 뒤 넘어간 건물…대법 "못 받은 보증금, 새 주인이 돌려줘야"

양윤우 기자
2026.04.09 13:37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머니투데이 DB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머니투데이 DB

상가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났으나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 소유주가 바뀌었다면 새 소유주가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9일 A씨가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낸 보증금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서울 서초구 재건축 단지 내에서 2017년부터 와플 가게를 운영했다. 이후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021년 상가에 이주 공고가 내려졌다. A씨의 임대차 계약은 2021년 12월 31일 기간 만료로 종료됐고 재건축 조합은 그다음 달인 2022년 1월 건물 소유권을 취득했다.

그러나 A씨는 점포를 비우지 않고 보증금도 돌려받지 않다가 이듬해 4월 강제집행으로 퇴거했다. 이때까지 A씨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고 "건물 주인이 재건축 조합으로 바뀌었으므로 조합이 임대차 지위를 이어받아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A씨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임대차 계약이 이미 종료된 후에 조합이 건물 소유권을 취득했고, 종료된 계약에 대해서는 조합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다고 볼 수 없다"며 재건축 조합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래 건물주가 이주 기간 전후로 A씨에게 퇴거를 요청하며 "정산 후 보증금 잔액을 받을 계좌를 알려달라"고 여러 차례 연락했는데도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은 점을 들어 "A씨가 조합에서 별도의 이사비나 보상금을 받으려고 점포를 빼주지 않고 소송을 진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당사자 합의로 종료됐더라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 관계가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건물을 넘겨받은 재건축 조합은 임대차가 종료된 상태에서의 임대인 지위를 당연 승계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 관계 존속을 의제(간주)해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취지와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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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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