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경무관, 1심서 징역 10년

수사 청탁 대가로 7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 간부에 대한 2심 재판이 시작됐다. 1심은 징역 10년을 선고했었다. 이 재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초로 인지수사를 벌여 기소한 사건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21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김모 전 경무관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뇌물을 건넨 사업가 A씨와 김 전 경무관의 오빠 김모씨, 지인 배모씨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1심 판단 중 A씨 사업에 불법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때 이사건 공소사실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갈 것인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공수처 측에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햇다. 또 "공수처가 기소할 수 있는 사람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인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와 관련해 지인 등을 기소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달라"고도 했다.
공수처 측은 "법률에 의하면 공수처는 꼭 고위공직자가 아니더라도 관련 범죄사건의 기소권을 가질 수 있다고 나온다"며 "공수처법 제정과정 당시 입법회의록 등을 근거로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 전 경무관은 지인 소개로 알게 된 A씨로부터 불법 장례 사업 및 형사사건과 관련해 담당 경찰에게 알선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020년 6월~2023년 6월 A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오빠와 배씨 금융계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7억7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구체적으로 청탁 대가로 김 전 경무관은 A씨의 신용카드를 약 1억원 이상 사용하고, 현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경무관은 대부분의 금품을 오빠 김씨와 지인 배씨 명의 계좌를 이용해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경무관은 이들 명의로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금품을 수수하기도 했다. 김 전 경무관은 신용카드·차명계좌 외에도 딸의 학원비를 대납받거나 노트북·프린트·TV 등 전자제품 등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김 전 경무관 등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대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공수처에 수사 권한이 없다는 주장 등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경무관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안녕의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고위 경찰공무원으로, 공정성·청렴성·도덕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는데도 영향력을 악용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발각되지 않기 위해 차명계좌를 활용하는 등 범행 수법이 치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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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사건은 공수처의 '1호 인지수사' 사건이다. 공수처의 수사·공소제기로 실형까지 이어진 사례로는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한 혐의를 받은 손준성 전 검사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