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변호사의 변리사 단체 강제 가입은 직업의 자유 제한"

헌재 "변호사의 변리사 단체 강제 가입은 직업의 자유 제한"

양윤우 기자
2026.04.29 15:49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4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과 자리해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4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관들과 자리해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모든 변리사에게 대한변리사회 가입을 의무화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들에게 특정 단체 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결사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9일 변리사 유모씨 등 6명이 모든 변리사의 변리사회 의무 가입을 규정한 변리사법 제11조 본문 전단을 상대로 낸 헌법소원 청구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 중 '제5조 제1항(특허청에 등록)에 따라 등록한 변리사' 부분은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헌법불합치는 문제가 되는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도 법률의 효력을 즉시 없애지 않고 당분간 유지시키는 조치다. 헌재는 변리사법 조항에 대해 2027년 10월까지 효력을 유지하도록 했다.

변호사인 청구인은 변리사회가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견책'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후 징계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2020년 1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변리사가 △변리사 시험에 합격한 사람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 등 두 부류로 나뉘어 직역 다툼이 이뤄지고 있는 배경을 고려해 변리사회 의무 가입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헌재는 "변리사와 변호사 간 직역 분쟁과 맞물려 변리사회 내에서 비(非)변호사 변리사와 변호사 변리사 사이에서 상반된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과 다툼이 존재한다"며 "변리사회가 비변호사 변리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데도 심판 대상 조항이 변호사인 변리사에 대해 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것은 변호사인 변리사의 결사의 자유 및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변리사회 의무가입을 통해 변리사 대표성과 법적 지위를 강화해 무료 변리 등의 공익사업, 산업재산권·변리사 제도에 대한 연구 사업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됐지만, 이로 인한 공익보다 침해받는 자유가 더 크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재판관 4인(김상환·김형두·정형식·오영준)은 단순 위헌 판단으로 곧장 해당 법 조항이 사라지면 변리사회 존속과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오는 2027년 10월 31일까지 입법 개선 시한을 설정했다.

변리사법 11조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또 다른 재판관 3인(김복형·조한창·마은혁)은 "입법목적은 중대하지만, 심판 대상 조항으로 인해 변리사가 선택권 없이 의무적으로 하나의 변리사회에 가입함으로써 침해되는 사익의 정도는 더욱 크다"며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재판관 2인(정정미·정계선)는 "심판 대상 조항을 폐지하게 되면 변리사회의 대표성과 법적 지위가 약화되고, 변리사 역량·윤리의식 함양을 통한 산업재산권 관련 산업 발전 도모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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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양윤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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