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산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담팀을 꾸리고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계획범행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인화성 물질 등이 발견됐고 사건 직전 일부 CC(폐쇄회로)TV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정황까지 확인되면서 사전 준비 여부가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24일 뉴시스에 따르면 경북경찰청은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광역수사대와 과학수사계, 경산경찰서 형사팀, 피해자보호팀 등 36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전담팀은 현장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목격자·피해자 진술, 확보한 증거물을 토대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계획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차 현장 감식에서 페인트통과 라이터, 인화성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용기, 관리사무소 운영에 항의하는 내용이 적힌 종이 등을 확보했다.
또 사건 직전 아파트 일부 CCTV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민 진술을 확보하고 실제 작동 여부와 영상 저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피의자 A씨(70대)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과 공공장소 흉기 소지 혐의로 입건됐다. 다만 전신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어 아직 피의자 조사와 체포영장 신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치료가 끝나는 대로 체포영장을 신청한 뒤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23일 관리사무소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뒤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렸다. 이후 출동한 경찰관에게 제압됐으며 이 사건으로 모두 8명이 다쳤다.
A씨는 평소 관리비 지출 내역과 폐지 처분 수익금 공개 등을 요구하며 관리사무소 측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입주자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선거함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웠고, 사건 전날에는 주민과 다툼을 벌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같은 날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일에도 관련 회의가 예정돼 있었던 만큼 경찰은 이 같은 갈등이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물 감식과 CCTV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