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활동 하는 자' 해당 안 돼"…'공천헌금' 건진법사 2심 쟁점은

"'정치활동 하는 자' 해당 안 돼"…'공천헌금' 건진법사 2심 쟁점은

박진호 기자
2026.07.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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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성격' 따라 판단 달라질 가능성
'정치활동 하는 자' 입증 쉽지 않을 전망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검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을 수사하는 안권섭 상설특검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항소심에서는 자금의 최종 귀속 주체와 정치자금 해당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대법원이 전씨를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만큼 항소심에서도 이 부분은 검찰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는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 사건의 항소심에서 문서송부촉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정재식 전 경북 영천시장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예비후보 등 3명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전씨가 받은 1억원이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고, 정치자금법에는 미수범 처벌 조항이 없어 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달 초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금원의 공여 목적과 교부 경위, 최종 귀속 주체·사용처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항소심의 주요 쟁점은 전씨가 받은 1억원의 법적 성격이다. 해당 자금이 누구에게 최종 귀속되는지에 따라 정치자금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도 자금의 귀속 주체를 전씨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으로 각각 나눠 가정하고 판단을 내렸다.

본지가 확보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전씨에게 귀속되는 자금이라면 정치자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전씨가 공천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정도는 권력을 획득·유지 또는 행사하는 '정치활동'과는 다르다고 봤다.

반면 윤 의원 등 정치인에게 귀속될 자금이라면 정치자금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공천과 관련해 정치인에게 전달될 목적으로 제공됐다면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정 전 시장이 전씨에게 자금 중 일부를 윤 의원 등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게 전달하라고 용도를 정해 줬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공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을지 몰라도 '정치자금'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전씨가 단순히 자금을 보관한 것이 아니라 자금 배분에 일정한 재량을 행사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항소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석상엽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판결 내용에 비춰보면)'정모씨가 전씨에게 자금을 건넬 당시 일부가 윤 의원 등 다른 정치인에게 귀속될 것이라는 점이 특정됐다'는 사실을 검찰이 입증한다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이 전씨를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검찰에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9일 '통일교 청탁 의혹' 사건에서 전씨에게 징역 5년형을 확정하면서 전씨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승민 법무법인 세움 파트너 변호사는 "검찰이 이 쟁점을 다시 주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법원의 최근 판단이 있는 상황에서 하급심이 같은 인물과 유사한 사실관계를 놓고 반대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뒤집으려면 2018년 당시엔 '통일교 사건' 때와 달리 전씨가 실제 정치활동을 주된 업으로 했다는 점 등 시기별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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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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