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팝니다" 고시원에 진짜 코브라·악어가…야생동물 200마리 밀수

"인형 팝니다" 고시원에 진짜 코브라·악어가…야생동물 200마리 밀수

충남(서천)=박상혁 기자
2026.08.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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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라, 악어 등 국제 멸종위기종 200여 마리를 밀수해 택배로 전국에 배송하거나 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등에 유통한 전문 밀수·유통 조직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승학)는 국제 멸종위기종 전문 밀수·유통 조직을 적발해 총책 A씨를 야생생물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공범 B씨 등 3명은 불구속기소했다.

국제 멸종위기종 밀수입 후 택배로 전국 유통…"피규어, 인형 팝니다"
밀수 유통조직이 피규어, 인형 등 은어를 사용해 밀수를 하고 있는 SNS 캡쳐 사진./사진제공=서울동부지검.
밀수 유통조직이 피규어, 인형 등 은어를 사용해 밀수를 하고 있는 SNS 캡쳐 사진./사진제공=서울동부지검.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3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국제 멸종위기종이나 외래생물종 등을 밀수입한 뒤 택배를 통해 전국 각지로 유통하거나 주택가 등에 유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등 현지 판매책과 SNS 등을 통해 사전 협의를 하고 현지에서 접선하고 실시간 연락을 주고 받으며 야생동물을 구매했다.

밀수 과정에선 세관 적발을 피하기 위해 소리가 안 나도록 입을 결박하거나 어린 동물을 압박 포장해 철제 과자 통 등에 넣었다. 일부 민감한 동물은 속옷에 넣어 기내에 반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많은 야생동물이 폐사했다.

밀반입한 야생 생물들은 인터넷 파충류 전문 카페에 멸종위기종을 뜻하는 '피규어·인형' 등 은어를 사용해 광고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포장해 고속버스 택배로 전국 각지에 배송했다.

검찰은 초등학교가 인접한 아파트와 고시원, 빌라 등 인구 밀도가 높은 주택가에 유통해 은밀하게 사육하거나 재판매하는 실태도 확인했다. 2024년 8월 경남 사천에서 사체로 발견된 바다악어 역시 A씨가 밀수·유통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스승'이라고 부르게 한 총책…수사 피하려고 허위 자백도
검찰 등이 적발해 국립생태원으로 위탁한 악어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검찰 등이 적발해 국립생태원으로 위탁한 악어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이들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인천공항세관에 적발돼 송치된 E씨의 야생생물 밀수 사건에 공범이 있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D씨가 E씨의 항공권 비용을 대납한 자료를 확보하고 C씨와 현지에 동행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정확도 파악했다. 총책 A씨 등과 공범 관계인 것도 밝혀냈다.

또 경찰이 불송치했던 총책 A씨의 야생생물 밀수 사건 혐의도 확인했다. A씨는 총 14회에 걸쳐 야생생물 200마리를 밀수하고 54마리를 유통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공범들이 자신을 '스승·보스' 등으로 부르게 했다. 또 이들에게 야생생물 부주의 보관·폐사의 책임을 묻거나 수사 무마 대가 등을 이유로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수사를 피하기 위한 허위 진술 정황도 드러났다. E씨는 지난해 7월 세관에 적발되자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했다. D씨가 단독 범행이라고 허위 자백을 하면서 A씨는 이 사건에서 불송치됐다.

95마리 압수 후 국립생태원행…고시원에 있던 코브라, 양쯔강악어

검찰 등이 밀수 조직으로부터 압수해 국립생태원에 위탁한 뱀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검찰 등이 밀수 조직으로부터 압수해 국립생태원에 위탁한 뱀 모습./사진=박상혁 기자.

검찰은 아파트와 빌라, 고시원 등 주택 밀집 지역에 유통돼 몰래 사육되던 코브라, 양쯔강악어, 검정 늪거북을 포함한 국제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 95마리를 압수해 국립생태원에 위탁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는 멸종 위험 야생생물을 보호 대상으로 지정해 국제 거래를 제한한다. 우리나라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국제 멸종위기종에 대해 규정해 협약을 이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제 멸종위기종과 생태계 위해 우려가 있는 야생생물의 밀수· 불법 유통· 사육 행위에 대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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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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