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 전인 2012년 8월 18일 토요일 저녁,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은 시민들의 비명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38세 남성 유모씨가 전철과 승강장에서 주변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범인 유씨는 오후 6시30분쯤 의정부역에서 인천 방면으로 출발하려는 1호선 전철 안에서 갑자기 흉기를 꺼내 들고 옆에 있던 20대 여성 A씨와 B씨를 공격했다.
이후 열차에서 내린 유씨는 자신을 막으려고 한 10대 남성 C씨 등 다수의 승객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범행으로 유씨 주변에 있던 8명의 시민이 흉기에 찔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승강장 바닥에는 피해자들의 피가 흩뿌려졌고, 이를 목격한 수십명의 시민들이 다급하게 밖으로 대피하면서 현장에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유씨는 이 상황을 이용해 대피하는 시민들 사이로 유유히 의정부역을 걸어 나왔다.

칼부림 후 도주하는 유씨를 본 공익근무요원 임상록씨(당시 27세)는 범인 동선을 파악하고자 그를 쫓아갔다. 남성 승객 2명도 합류해 유씨를 뒤쫓았고, 이들은 의정부역에서 약 100m 거리의 한 빌딩 앞에서 유씨와 대치하며 시간을 벌었다.
임씨 등이 용기를 내 범인을 붙잡아 둔 덕분에 신고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건 발생 10여분 만에 유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임상록씨는 "흉기 든 범인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의정부역을 빠져나가는 걸 봤다"며 "우산을 든 시민 2명과 함께 그를 쫓아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대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범인 유씨는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은 일용직 노동자였다. 그는 전철 안에서 침을 뱉은 것을 두고, 주변 시민들 항의로 시비가 붙게 되자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철 바닥에 침을 뱉는 과정에서 옆 승객과 시비 붙었고, 자리를 피했음에도 계속 쫓아와 따지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도 말해 순간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의정부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유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우종)는 유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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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종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시비 붙지 않은 시민들까지 흉기로 공격해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다만 초범에 반성 중인 점,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징역 7년을 확정받은 유씨는 수감 후 2019년 만기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 검거에 큰 공을 세운 임상록씨 등 3명은 의정부경찰서로부터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았다. 경찰은 "세 시민은 범인을 뒤쫓아가 도주로를 차단하는 등 피의자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범인을 신속하게 체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