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포럼서 'AI시대 노인인권 대책' 논의
노인 다양성 고려한 '정의' 비롯, 기술 발전 단계에서의 '주체성' 확보 이뤄져야

급속한 고령화와 AI(인공지능)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노인이 AI 기술에서 배제되지 않고 개발과 활용 과정의 주체로 참여하는 '연령 포용적 AI'가 마련돼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일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와 함께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노인인권 현실과 대안 포럼'을 진행했다.
올해 포럼은 '노인인권 보장을 위한 연령 포용적 AI 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AI를 활용해 노인의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디지털 배제와 알고리즘의 연령 편향 등 AI 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인권 문제를 짚었다.
먼저 전문가들은 노인을 연령만을 기준으로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베즈단 피르토셰크 유엔 노인 인권독립전문가는 "노인은 교육 수준과 문화, 상황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성을 가지고 있고 나이가 들수록 특징은 확대된다"며 "젠더·장애 등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숫자가 아닌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가렛 영 세계노인인권연합(GAROP) 전 의장도 "현재의 인권 원칙과 기준에는 노인에 대한 해석과 적용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노인이 처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을 고려한 인권 기반의 AI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챗GPT 등 생성형 AI가 확산하면서 기존의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AI를 통해 재생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유스티나 스티핀스카 독일 베를린사회과학연구센터 교수는 "생성형 AI가 만든 노인의 이미지를 실제 노인의 사진과 비교했을 때 편향적인 결과가 나타났다"며 "65~79세 연령대에 편중됐고 실제로는 여성 노인이 더 많음에도 생성 이미지는 대부분 백인 남성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술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편향이 실제 차별과 피해로 이어지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노인인권협약에도 알고리즘으로 인한 피해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독자들의 PICK!
아울러 AI가 일상 영역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노인 소외를 막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선택권과 결정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AI를 통해 시스템 효율화가 이뤄지더라도 노인의 주체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디지털 소외'라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홍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AI 기반 노인돌봄서비스 사례를 소개하며 "서비스 접근성 확대와 함께 노인 당사자의 실질적인 선택권과 자율성, 동의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츠시 나카고미 일본 지바대학교 교수 역시 한국과 유사한 고령화·AI전환 문제에 봉착한 일본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며 "AI 격차가 교육·소득·지역 등 기존 사회적 불평등과 중첩될 수 있기 때문에 AI의 혜택이 노년층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지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