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큰아버지 의붓딸 성폭행..."친족 아니야" 옥살이 면했다

술 취해 큰아버지 의붓딸 성폭행..."친족 아니야" 옥살이 면했다

김효정 기자
2026.09.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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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의 딸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이 가족처럼 지냈더라도 성폭력처벌법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한상원)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잠든 큰아버지의 의붓딸 B씨(20대)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의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이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쟁점은 두 사람의 법적 관계였다. 경찰은 두 사람이 친족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형법상 준강간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B씨가 사실상 A씨의 사촌동생의 지위에 있다고 보고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형법상 준강간 혐의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 반면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은 7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량이 무거워진다. 특히 친족에 의한 준강간은 심신미약 등 법률상 감경사유가 발생해도 형의 하한이 징역 3년6개월로 정해져 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사실상의 관계에 의한 친족'에도 친족간 성범죄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생활 관계나 역할 등이 혈족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사실상 혈족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큰아버지와 피해자는 법정 절차 미이행으로 사실상 혈족이 아니라 인척으로 봐야 하고 피고인도 혈족 관계로 볼 수 없다"며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는 범죄 성립에 필요한 친족관계가 결여돼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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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김효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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