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띠 두르고 법정 선 20대 엄마…"아이 잘 키워야"

마약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생후 11개월 아기와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 3부(부장판사 허명산)는 2일 오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7)에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0만원을 추징하고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중독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은 김씨는 회색 아기 띠를 둘러 아기를 안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아기는 하얀 내복을 입고 양말을 신고 있었다. 김씨는 생후 11개월 아기를 구치소에서 양육하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종 범죄의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은 매우 무거운 범행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됐으며 그 이후 동종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구치소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자녀에 대한 책임감으로 단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울증 등 피고인의 정신적 어려움도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정신과 약물치료를 받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원심 양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며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김씨 측은 항소심 첫 공판에서 구치소 환경이 아이 양육에 적합하지 않다며 보석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집행유예로 석방되기 때문에 보석 신청은 기각한다"며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선고를 들은 김씨는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2023년 10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해 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