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수사 책임질 경찰, 인력·예산은 그대로…"사고 날라" 불안한 출발

사실상 수사 책임질 경찰, 인력·예산은 그대로…"사고 날라" 불안한 출발

오문영 기자
2026.10.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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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2026.4.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2026.4.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고가 날까 걱정이죠. 체계가 바뀌고 일이 넘어오면 그만큼 사람과 예산도 따라와야 하는데 솔직히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달리는 차 바퀴를 갈아 끼우듯 계속 본봐야 합니다."

새 형사사법체계가 2일 개막하면서 경찰이 사실상 수사 전반을 독자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구조가 됐지만 경찰 내부에선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예산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사건 적체와 부실 우려 우려가 적지 않다. 커진 경찰 권한을 통제할 장치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개정 형사소송법과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등 시행으로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했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은 폐지되고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유지에 집중한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종결권(불송치 권한)을 확보한 경찰은 이번 개편으로 대부분의 사건에서 수사 개시부터 보완수사, 종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게 됐다.

경찰은 그간 수사 인력을 늘리며 새 체계에 대비해왔다. 하지만 전체 정원은 그대로인 채 기동대 등 기존 인력을 수사부서로 옮기는 방식이어서 일선에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른 기능 인력이 빠지면 치안 공백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출범 초기 중수청의 정상 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옛 검찰청이 가지고 있던 사건 대부분이 경찰로 넘어오고 보완수사 요구까지 감안하면 인력 부족이 심화할 수 밖에 없다. 일선 경찰서의 한 간부급 경찰은 "현재 공소청에 송치돼 있는 사건만 수백건인데 이 가운데 얼마나 보완수사 요구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다"며 "보완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쟁점이 복잡한 경우가 많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산 사정도 녹록지 않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 경찰청 예산은 올해보다 5% 가량 증가했지만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대응할 예산은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회 증액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인력 문제도 국회, 재정당국 등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대된 경찰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앞서 정부가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경찰 수사 비위를 조사할 민간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조사 주체나 범위, 절차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건 관계인의 신청을 받아 수사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심의하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를 법률상 기구로 두고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안도 여전히 추진 단계에 있다.

정부와 정치권, 경찰 내부의 개혁 논의도 현재진행형이다. 총리실 산하 경찰개혁기구는 이달 중 출범할 예정이고 더불어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도 관련 입법 과제를 마련하고 있다. 경찰은 국민참여·현장동행 경찰개혁단과 수사개혁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새 형사사법체계 시행에 앞서 마무리했어야 할 구조적 개혁을 뒤늦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새 체계가 현장에 안착할 때까지 비상체제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 전국 수사 지휘관 650여명을 소집해 "새 체계가 현장에 온전히 뿌리내릴 때까지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서장이 중요 사건과 검사 요구 사건의 처리 상황을 매일 확인하고 시도경찰청과 국가수사본부가 이를 다시 점검하는 중첩 점검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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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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