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XX야"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욕했는데…대법 "모욕죄 아냐" 왜?

"개XX야"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욕했는데…대법 "모욕죄 아냐" 왜?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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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A씨는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B씨와 시비가 붙자 '야, 이 개XX야'라고 큰 소리로 욕을 했다. B씨가 A씨를 반말로 부르자 A씨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과격한 욕을 하게 된 것이다. 당시 주변 행인들도 두 사람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과연 A씨는 모욕죄로 처벌을 받았을까.

다른 사람에게 '개XX'라고 욕했다고 무조건 모욕죄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말다툼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나온 욕설이라면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 등 전체 맥락을 살펴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형법에서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은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경멸적 표현을 뜻한다.

대법원은 '개XX' 발언을 모욕죄가 아니라고 봤다. 해당 발언이 상대방의 행동에 대응해 불만과 분노를 거칠게 표출한 단발적이고 즉흥적인 욕설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모욕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비슷한 판단은 다른 욕설 사건에서도 나왔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회장에게 '어린놈의 XX가 어디서 건방지게'라고 말한 혐의를 받은 C씨 사건이다. 당시 C씨는 아파트 선거관리위원으로 회장의 자격과 회의 진행을 문제 삼고 있었다. 회장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입주민에게 반말하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나왔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발언이 상대방의 반말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표현이 무례하고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모욕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어떤 행위가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꼈는지가 아니라 해당 표현이 객관적으로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수준인지를 따져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같은 표현이라도 상대방을 지속적으로 인신공격하거나 인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또 대법원은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표현의 내용과 방식뿐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당시 상황과 대화의 전체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욕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모욕죄 인정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구체적인 표현과 발언이 나온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다.

△상황과 무관하게 상대방을 지속적으로 인신공격한 경우 △같은 욕설을 반복한 경우 △상대방의 성별·인종·장애·출신지역 등을 이유로 혐오하거나 차별한 경우 △상대방의 인격을 훼손할 정도로 심각하고 노골적인 욕설을 한 경우 △분노 표출을 넘어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비하한 경우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의도가 드러나는 경우 등이라면 모욕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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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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