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 3월27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한국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렸다. 원년에 출범한 6개 구단은 OB 삼성 롯데 MBC 해태 삼미였는데 이중 OB(현 두산)와 삼성 롯데 만이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삼미가 모기업의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청보에 매각됨으로써 1985년 6월21일 전기리그 마지막 경기 후 역사 속에 사라졌다. 이후 MBC는 LG로 인수됐고,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의 창단, 쌍방울 레이더스의 창단과 폐업, 해태 타이거즈의 KIA 타이거즈로의 승계, SK 와이번스의 창단, 현대 유니콘스의 태평양 돌핀스 인수와 운영 포기, 우리 히어로즈(현 넥센 히어로즈)의 창단 등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프로야구 31년째인 올시즌 8개 구단 체제로 총 715만6,157명의 팬들을 야구장으로 이끌어 사상 첫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82년 개막 원년 페넌트레이스 관중 수는 143만8,768명이었다. 2년 째인 1983년 200만명을 돌파해 225만6,121명을 기록했고 1990년 300만명(318만9,488명), 1993년 400만명(443만7,149명), 1995년 500만명(540만6,374명)을 각각 돌파했다.
그러나 그 후 쇠락의 길을 걸었고 500만명 대를 회복한 것은 무려 13년 만인 2008시즌이었다. 2008년 프로야구는 525만6,332명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이후 매년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우며 2011년 600만명을 돌파(681만28명)했고 그 기세를 몰아 금년 700만 관중을 넘어섰다.
내년 2013시즌에는 퓨처스리그에 있던 NC 다이노스가 1군 리그에 합류해 처음으로 9구단 체제가 된다. 과연 홀수 구단 체제라는 변수 속에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프로야구가 ‘성장 한계점에 도달한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700만 관중 시대가 펼쳐진 2012 프로야구를 분석해본다.

◇ SK의 건재와 KIA의 부진
1982 한국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에서 역사상 1호 홈런을 친 타자가 이만수 현 SK 감독이었다. 당시 23세였던 이만수 감독도 세월이 흘러 54세가 됐고 감독 첫해인 올시즌 팀을 페넌트레이스 2위로 이끌며 플레이오프에 직행 시켰다.
김성근 감독이 지난 시즌 막판 전격 경질되고 흔들렸던 SK는 이만수 감독 대행이 정식 감독이 된 첫해인 올 시즌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막판까지 버티며 시즌을 치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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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의 이변은 KIA의 침몰이다. 해태 왕조를 건설했던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선동렬 감독이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KIA는 삼성과 2강 체제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모든 전문가들이 한결 같이 그렇게 평가했다.
그러나 개막 이후 KIA의 전력은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고 말았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다크호스로의 면모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조범현 감독 시절인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지난 해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KIA는 조감독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는 상태서 선동렬 감독을 영입했다.
KIA 구단은 아마도 삼성에서 2회 우승을 이룬 선동렬 감독을 고향 팀에 복귀시켜 곧 바로 우승에 도전하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과 결과는 달랐다.
개막을 목전에 두고 프랜차이즈 스타 이종범을 현역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결정을 하면서 무엇인가 흐트러진 분위기에서 출발했다.
선동렬 감독도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 겹쳐 전략을 펼칠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4강 도전과 팀 재건(rebuilding) 사이에서 갈등 할 수 밖에 없었다.
KIA의 올시즌이 어떠했는가는 700만 관중시대와도 대조를 이뤘다. 지난 해 KIA는 59만2,653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경기 당 평균 8,980명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 팀 삼성(50만8,645명)보다 많았다. 그리고 한화(46만4,871명) 넥센(44만1,427명)을 제치고 8개 구단 중 전체 5위였다.
그런데 금년은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KIA는 50만2,016명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화가 7위인 51만9,794명, 삼성은 6위로 54만4,859명을 대구구장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관중 수 꼴찌 팀인 넥센이 일대 약진해 59만9,381명으로 5위로 치고 올랐다.
◇ 사상 첫 4개 구단 100만 관중 시대
700만 관중 시대에서도 SK와 KIA의 희비가 엇갈렸다. 700만 관중도 사상 처음이지만 한 시즌 100만 관중 시대를 연 구단이 무려 8개 구단 중 절 반인 4개 팀이 된 것도 최초이다.
종전은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LG 두산 롯데, 3개 구단이 100만 관중을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 99만8,660명으로 아쉽게 100만 관중을 돌파하지 못한 SK가 금년 106만 9,992명을 기록하며 ‘100만명 클럽’에 4번째로 가입했다.
롯데는 2008년 137만9,735명으로 1위를 차지한 이후 올시즌 136만8,995명에 이르기까지 5년 연속 최다 관중 1위 행진을 하고 있다.
시즌을 마치고 KIA는 무려 50억 이상을 투자해 롯데의 FA 선수 김주찬을 잡았다. 반면 롯데는 김주찬에 이어 홍성흔까지 두산에 빼앗겼다. KIA와 롯데는 모두 2013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스토브리그에 명암이 엇갈렸다.
이렇게 프로야구 700만 관중시대는 사상 최대의 FA 시장을 열었고 한화의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에서 280억원을 기록하는 ‘기적’을 연출하며 LA 다저스와 계약 협상을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마냥 좋아하고 만 있어서 되는 것일까?
☞ 이상은 프로야구 700만 관중 시대의 빛이다. 다음에는 프로야구의 성장 한계론을 제시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