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남녀 평등을 마침내 실현한 이유는

야구가 남녀 평등을 마침내 실현한 이유는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2012.11.10 10:05

[장윤호의 체인지업]2020년 올림픽 재진입위해 男야구+ 女소프트볼 기구 통합 새국제연맹 탄생

미국을 강타한 태풍 샌디의 영향으로 조용히 지나갔지만 지난 10월30일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야구의 2020년 올림픽 재진입과 관련해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만한 회의가 열렸다.

국제소프트볼연맹(ISF)은 이날 휴스턴에서 특별 총회(SPECIAL CONGRESS)를 개최해 남자는 야구, 여자는 소프트볼로 야구 단일 종목을 구성하고 2020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하는 방식에 대한 회원국들의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이는 올림픽 정신이 추구하는 스포츠에서의 남녀 평등을 야구에서도 구현해내고자 하는 작업이었다.

국제소프트볼연맹의 단 포터(Don Porter) 회장은 아르헨티나 파라나에서 개최되는 제9회 ISF 주니어(19세 이하) 남자세계선수권대회 참석을 앞두고 회원국 대표들을 휴스턴에 소집했다.

↑ 2011년 열린 아시아야구연맹(BFA) 총회에서 BFA 회장을 겸하고 있는 대한야구협회 강승규회장이 국제야구연맹(IBAF)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과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2014년 9월 개최되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에서도 남자는 야구, 여자 소프트볼로 세부 종목이 구성된다.
↑ 2011년 열린 아시아야구연맹(BFA) 총회에서 BFA 회장을 겸하고 있는 대한야구협회 강승규회장이 국제야구연맹(IBAF)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과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2014년 9월 개최되는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에서도 남자는 야구, 여자 소프트볼로 세부 종목이 구성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종목 회의(Olympic Programme Commission)가 오는 12월19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게 돼 있어 국제야구연맹(IBAF)와 국제소프트볼연맹(ISF)을 하나의 국제연맹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국제야구연맹(IBAF) 측은 소프트볼이 남자 경기도 국제적으로 활성화돼 있어 과연 순조롭게 야구와의 기구 통합 안이 받아들여질 것인가 우려했는데 결과는 71%의 찬성으로 무난히 가결됐다. 소프트볼도 올림픽 진입이 종목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가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결과였다.

이로써 로잔에서 열리는 올림픽 종목회의에서 남자는 야구, 여자 소프트볼로 야구 세부 종목을 구성해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올림픽을 위한 새로운 야구 소프트볼 통합 단일 국제 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이 탄생한다.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걸림돌이었던 남녀 평등의 문제가 마침내 해결되고 소프트볼도 적극 협력으로 방향을 잡아 이제 본격적인 스포츠 외교와 로비가 펼쳐지게 됐다.

야구와 소프트볼이 올림픽에서 제외되면서 현재 양 기구는 모두 재정난을 겪고 있다. 올림픽을 통해 IOC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국제야구연맹은 메이저리그에 재정 지원을 요청해 함께 올림픽 재진입 작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야구연맹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이 지난 2일 IOC 자크 로게 위원장에게 보낸 공문이다. 국제소프트볼이 국제야구연맹과의 통합을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국제야구연맹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이 지난 2일 IOC 자크 로게 위원장에게 보낸 공문이다. 국제소프트볼이 국제야구연맹과의 통합을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야구와 소프트볼은 기구 통합을 하면서 메이저리그에 12월의 종목 프리젠테이션 등의 준비 자금으로 50만 달러(약 5억5000만원)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도 현재 긍정적으로 올림픽 참가를 고려하고 있어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은 희망적이다. 국제야구연맹은 올림픽 야구의 운영 방식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선수를 파견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25명 엔트리에 있는 선수를 2경기 이내로 출전하게 하고, 올림픽 참가국을 지역 선발전을 거친 8개 국가로 하며 올림픽 야구 대회 기간을 예선 3일, 예비일 1일, 준결승 및 결승 2일 등 총 6일로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V 중계를 할 때도 메이저리그의 피해를 최소화는 방식으로 준결승 결승전 시간을 편성하는 것까지 세심하게 배려를 할 예정이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각 구단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가지게 됐다.

야구의 경우 2020년 올림픽에 재진입하지 못하면 향후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메이저리그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야구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올림픽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야구는 종주국 미국을 비롯한 주요 몇 개 국가들이 하는 스포츠에 머물게 된다.

소프트볼이 71%의 찬성으로 기구 통합을 승인하자 국제야구연맹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은 11월2일 IOC 자크 로게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냈다. 그 내용에는 ‘10월30일 국제소프트볼연맹이 기구 통합을 승인함으로써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

이제 국제야구연맹은 통합과 관련해 각국 협회들이 참가하는 우편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압도적인 찬성의 분위기여서 투표는 형식상 절차에 불과하다’라는 것이 담겨 있다. 국제야구연맹도 올림픽 재진입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됐음을 IOC에 알리고 자크 로게 위원장의 지지를 요청한 것이다.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은 대륙별 지역 대회가 다시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시아선수권 같은 대회들의 수준이 급락한 것이 현실이다.

오는 11월28일 대만 타이중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한국은 이연수 성균관대 감독이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고 NC 다이노스 나성범, LG 임찬규 등이 대표 선수로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WBC와 같은 대회처럼 명실공히 국가대표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만일 이번 아시아선수권이 올림픽 예선전을 겸한다면 한국은 전승 금메달을 차지한 베이징 올림픽과 1, 2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과 같이 프로 아마를 총 망라하는 최고의 전력을 구성했을 것이다.

야구가 올림픽 종목에서 모습을 감춘 것은 올해 열린 영국 런던 올림픽이 처음이었다. 그 영향을 제대로 실감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도 야구를 볼 수 없다.

아직 개최지가 결정되지 않은 2020년 올림픽에 야구가 복귀하게 되기를 세계 야구계가 열망하며 노력하고 있다. 서로 다른 기구인 국제야구연맹과 국제소프트볼 연맹이 통합해 단일 기구를 만들면서까지 올림픽의 남녀 평등 정신을 실현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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