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토토 광고'로 얼룩진 서울극장 명승부..'씁쓸'

'불법토토 광고'로 얼룩진 서울극장 명승부..'씁쓸'

전상준 기자
2014.05.08 08:47

FC서울이 올 시즌 첫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것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로 승부가 갈린 일명 '서울극장' 명승부였다. 하지만 국내 방송사의 생중계가 없던 점은 옥에 티였다. 어쩔 수 없이 다수의 축구팬들은 불법 스포츠토토 광고가 난무한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를 접속해야 했다.

서울은 7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가와사키에 위치한 토도로키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2014 ACL' 16강 1차전에서 후반 48분 터진 윤일록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아쉽게도 이번 경기는 앞다투어 '축구대표 방송'이라고 자칭하던 한국 방송사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생방송 중계는 없었고 8일 밤 0시 KBS N 스포츠의 녹화 중계 일정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방송됐다. 일본을 갈 수 없는 축구팬들은 할 수 없이 외국방송이나 외국방송의 영상을 따와 개인이 중계하는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찾아 헤매야했다.

그나마 TV를 통해 외국방송을 직접 본 팬들은 다행이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불법 스포츠토토 광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전부라고 말할 순 없지만 방송 사이트에 경기 중계를 하는 사람들 중 다수는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광고하기 위해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인터넷 방송 사이트의 추천수를 높여 이득을 취하려는 것. 이들 중 일부는 불법 스포츠토토 배당률이 높은 일명 '대박픽'을 알려주며 추천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를 통해 축구를 본 팬들 중 다수는 불법 스포츠토토 광고에 노출됐다. /사진=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캡처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를 통해 축구를 본 팬들 중 다수는 불법 스포츠토토 광고에 노출됐다. /사진=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캡처

FC서울과 가와사키전을 중계한 한 개인방송 진행자는 "안전한 공원, 안전한 놀이 있습니다. 픽 필요한 분들 추천해드립니다. (돈을)잃은 사람들, 메신저로 연락주시면 3배 이상 역배픽 알려드립니다. 좋은픽 있습니다"라며 시청자들을 현혹했다. 여기서 안전한 공원은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말한다.

험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추천수가 많이 모이지 않았을 때에는 마이크를 통해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 채팅창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하는 시청자들은 강제퇴장 당하기 십상이다. 득점이 터지는 장면에서도 선수들의 골 세리모니 장면보다 불법 스포츠토토 홍보 글이 더 자주 보이는 씁쓸한 현실이다.

이런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축구팬들은 이들을 저버릴 수 없다. 이마저도 없으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팀 혹은 축구 경기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시청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추천을 누르며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국민체육진흥법 제 26조와 48조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토토 이용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을 비롯해 다수의 불법 스포츠토토 이용자들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의 형벌이 선고된 것도 이를 근거로 한다. 지난해 6월에는 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원의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또 불법 스포츠토토를 근절하기 위한 법적 제도 마련이나 강연 등 국가 및 개인 차원에서의 움직임도 여럿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불법 스포츠토토를 지양하자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축구팬들은 악의 유혹에 노출돼 있다. 적어도 7일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서울과 가와사키전을 지켜본 수천 명의 팬들은 그랬다. 중계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국내 축구 팬들은 불법 스포츠토토 광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가와사키와의 ACL 16강 1차전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FC서울. /사진=OSEN
7일 가와사키와의 ACL 16강 1차전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FC서울.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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