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속한 선더랜드가 박주영(29)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15일 한국의 복수 매체들은 영국 BT스포츠의 사라 웹스터라는 기자의 트윗을 인용해 선더랜드가 자유계약선수(FA)인 박주영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 자신을 BT스포츠 기자라고 지칭한 이 사라 웹스터는 박주영의 이적설에 대해 '기이한 소식'이라고 소개했다.
꽤나 솔깃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를 사실로 보기에는 의심되는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자신을 기자라고 언급한 사라 웹스터의 트위터 계정 자체가 실존 인물의 계정인지 사실여부가 파악되지 않았다.
박주영의 이적설을 제기한 이 트위터 계정은 지난 14일 밤부터 계정이 시작됐다. 채 24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매체의 유력 기자들은 트위터로부터 공인인증마크를 받는다. 하지만 사라 웹스터의 계정에는 인증마크가 없다. 더욱이 계정 사용자는 자신이 2년 전부터 BT스포츠의 기자로 활동했다고 소개했지만 정작 BT스포츠는 사라 웹스터 계정을 팔로잉 하지 않았다.

영국 현지 팬들도 계정이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irmo'라는 계정의 축구 팬은 "당신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며 계정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hixx33'의 계정 사용자는 "도대체 왜 가짜 계정의 글을 리트윗 하고 있는가"라고 전했다. 또 '@SAFC4LIFEBUTCH' 계정 사용자는 "당신의 계정에는 축구에 대한 어떤 증거도 없다. 당신은 절대 선더랜드의 소식을 모른다"라며 거짓 계정이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자신을 사라 웹스터라고 언급한 계정 사용자의 트윗에는 몇몇 축구관련 소문만을 늘어놨을 뿐 이적설이 제기된 근거나 출처는 찾아볼 수 없다. 행여 트위터의 계정이 실제 기자의 트위터라고 하더라도 기사화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SNS가 확산되며 확실하지 않은 사실들이 마치 사실인양 보도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SNS에 자신을 기자라고 지칭하거나 혹은 유명인사라고 소개글에 적는 것은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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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후안 카밀로 수니가가 페이스북에서 작성한 글이라며 쏟아지는 기사들도 이번 사례와 같다. 지난 5일 콜롬비아 대표인 수니가는 브라질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네이마르의 허리를 무릎으로 가격해 척추골절 부상을 입혔다.
이후 한국 다수의 매체들은 수니가가 브라질 마피아조직으로부터 살해위협을 당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이시여 저를 보호해주소서"라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또 브라질과 독일의 4강전 경기 도중에는 "브라질, 아직 추격할 수 있다"라는 응원 글을 게재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었다. 당시 매체들이 인용한 페이스북 계정 정보란에는 버젓이 '이 페이지는 후안 카밀로 수니가의 팬 페이지입니다. 우리는 공식 웹사이트가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더욱이 이 계정은 지난 8일 만들어졌다. 어떤 팬이 수니가의 이름을 빌려 만든 계정으로 올린 글을 한국 네티즌들은 수니가가 직접 밝힌 것으로 알고 있는 셈이다.
섣부른 보도로 피해를 입은 건 박주영과 수니가다. 박주영의 선더랜드 이적설을 접한 축구 팬들은 대부분 믿을 수 없다며 박주영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수니가는 이미 '염치도, 눈치도 없는 죄인'으로 낙인이 찍혔다.
거짓이 거짓을 낳는 모양새다. SNS가 활발해지며 적절치 않은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위험한 건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네티즌들은 보도된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부분이다. 출처가 불분명한, 또 확신할 수 없는 자료들에 대해선 충분한 검토가 이뤄진 뒤 기사화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