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니카 대표팀이 왜 화났는지 이해한다. 나 역시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의 팬이다."
미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마크 데로사(51) 감독이 전날 있었던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혈투 속 '스트라이크 오심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승리의 여유일까,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인 솔직함일까. 답변을 피하는 대신 오히려 ABS 도입을 적극 지지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데로사 감독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진행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훈련 세션 기자회견에서 전날(16일) 경기 막판을 뜨겁게 달궜던 판정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상황은 이랬다. 미국이 2-1로 앞선 9회말 2사 3루 상황. 도미니카 헤랄도 페르도모 타석에서 풀카운트 상황에서 미국 마무리 투수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던진 8구째 슬라이더가 다소 낮은 '볼'에 가까운 코스로 들어갔지만, 그대로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와 삼진으로 경기가 끝났다. 중계 화면을 비롯한 메이저리그가 운영하는 게임데이에서도 많이 코스인 것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경기 다음 날인 17일에 데로사 감독을 향해 질문이 날아들었다. 그는 "리플레이로 다시 보니 도미니카 선수들이 왜 그렇게 분노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승자의 여유'와 함께 기술적 해법을 제시했다. 데로사 감독은 "나는 ABS의 팬이다. ABS 도입은 야구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아마 다음번 WBC에서는 ABS가 도입되어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포수 윌 스미스(LA 다저스)의 환상적인 프레이밍이 판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경기 직후 알버트 푸홀스(46) 도미니카 감독은 "나는 이 경기의 마지막 공에 연연하지 않겠다.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정말 자랑스러울 뿐이다. 나는 늘 신께서 우리 모두의 운명을 결정하신다고 믿는다. 이번 대회는 단지 우리의 대회가 아니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한 바 있다. 페르도모 역시 삼진의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주 단순하다. 우리는 앞선 26아웃에서 결국 점수를 내지 못했다"고 판정 탓을 하기 보다는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데로사 감독 역시 패배 속에서도 품격을 지킨 푸홀스 감독을 향해 "경기 후 그가 보여준 클래스와 태도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예우를 갖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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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데로사 감독은 결승전 선발로 '메츠의 신성' 놀란 매클레인(25)을 예고하며 그에 대한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매클레인은 2025시즌 메츠 소속으로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한 우완 선발 자원이다. 데로사 감독은 "맥린은 이 무대를 진심으로 원했다. 그의 구위는 폭발적이며, 이런 압박감이 큰 환경에 딱 맞는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고 극찬했다.
마지막으로 '도미니카' 강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인 불펜진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중심 타선을 상대한 개럿 위트록(보스턴 레드삭스)을 언급하며 "냉혈한 같은 눈빛을 가진 선수다. 소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매니 마차도 같은 타자들을 잡아내는 모습은 정말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대표팀은 오는 18일 같은 구장에서 대망의 WBC 우승 트로피를 놓고 운명의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17일 4강전 이탈리아-베네수엘라의 승자다. 만약 미국이 우승으르 차지한다면 2017 WBC 이후 9년 만에 정상 복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