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아주 나쁜 미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을 향해서도 미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동참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국이 미국과 달리 걸프산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혜자들이 그곳에서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반응이 없거나 거절을 한다면 내 생각에 나토의 미래는 매우 나쁠 것"이라고 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을 콕 집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그간 미국이 제공해온 군사동맹에 대한 대가를 빌미로 대이란 군사작전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국제유가 급등을 촉발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이란 전쟁 시작 후 약 45% 치솟으며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유럽을 도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와줄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과연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확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그들 곁에 있겠지만 그들은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 곁에 없을 거라고 나는 누누이 말해왔다"면서다.
정확히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는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한 무엇이든"이라며 기뢰 제거용 군함을 언급했다. 또 "(이란) 해안에 있는 불량 세력을 제거할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특수부대 지원을 원한단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협력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나는 중국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90%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중 정상회담까지 기다리는 건 너무 늦을 수 있다"면서 "그 전에 (중국의 동참 여부를) 알고 싶다. (2주는) 너무 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방중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 조속한 입장 표명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4월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스콧 베선트 장관은 15~16일 프랑스 파리에서 허리펑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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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이날 앞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은 최고의 동맹이자 가장 오랜 동맹이라 여겨질 수 있겠지만 내가 그들에게 오라고 요청했을 때 그들은 오려 하지 않았다"면서 "전부터 얘기했듯이 나토는 완전히 일방통행"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유럽과 나토를 도와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사 자산을 이동시켜도 위험은 적을 거라고 봤다. 그는 "우리는 사실상 이란을 박살 냈다"며 "이제 그들에겐 해군도, 방공망도, 공군도 없다.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바다에 기뢰를 깔아서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이란의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을 추가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하르그섬에서 송유관만 빼고 모든 걸 공격한 걸 봤을 거다"라며 "우리는 5분 만에 그곳을 타격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란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어망을 타격할 수 있도록 위성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확실치 않다"며 "하지만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도우면서 그쪽(러시아)에 '왜 우리를 표적으로 삼고 있느냐'고 말하긴 좀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