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적인 무릎 통증도, 봄배구 6경기를 내리 치르는 살인적 강행군도 GS칼텍스의 '우승 청부사' 지젤 실바(35)를 막을 순 없었다.
GS칼텍스는 지난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기적 같은 '봄배구 6전 전승' 우승의 중심에는 단연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실바가 있었다. 실바는 기자단 투표 34표 중 33표(기권 1표)를 휩쓸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번 봄배구는 그야말로 실바의 독무대이자 투혼의 연속이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쉬지 않고 달려온 실바는 챔프전 1차전 30득점, 2차전 35득점, 3차전 36득점으로 도로공사의 코트를 맹폭했다. 특히 3차전 3세트 중반에는 득점 후 무릎에 이상이 있는 듯 보여 모두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하지만 실바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경기 후 실바는 "무릎에 만성적인 문제가 있다는 건 모두가 안다"며 "나만 아픈 게 아니니까 참고 뛰었다. 유난히 길었던 이번 시즌을 큰 문제 없이 마쳐 다행이고, 이틀 정도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불안하게 올라온 토스마저 득점으로 연결하는 괴력을 선보인 그는 "한계를 정해두고 싶지 않아 오늘도 끝없이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승부사다운 기질을 드러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베테랑. 2018~19시즌 폴란드 리그 이후 무려 7년 만에 우승컵에 입맞춤한 실바의 눈빛은 여전히 빛났다. 내년 거취를 묻자 "당장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으나, "아직 은퇴 생각은 없다. 2~3년은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코트 위에서는 무자비한 폭격기지만, 밖에서는 따뜻한 엄마이자 평범한 가족의 일원이다. 이날 경기 전 시구에 나선 딸 시아나를 보며 "배구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며 활짝 웃은 실바는 '우승 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가족들과의 시간, 그리고 어머니와 할머니가 해주시는 쿠바 고향 음식 먹고 싶다"고 전했다.
팀의 0% 우승 확률을 100% 기적으로 바꾼 에이스. 실바의 다음 시즌 V-리그 활약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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