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후광 기자] 간신히 잊은 쌍둥이 킬러가 2년 만에 KBO리그 무대로 복귀한다. 설상가상으로 라이벌팀의 유니폼을 입게 되며 어린이날 시리즈를 비롯한 수차례의 잠실더비에 팬들의 관심이 더욱 쏠리게 됐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6일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로 웨스 벤자민(33)과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6주 총액 5만 달러(약 7500만 원)다.
총액 100만 달러(약 15억 원)에 두산 에이스 중책을 맡은 플렉센은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와 홈 개막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2회초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우측 등 부위에 불편감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는데 정밀 검진 결과 우측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이 발견됐다.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플렉센은 4주간 회복 후 재검진을 받는 스케줄이 잡혔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나도 선수 때 그 부위를 다쳐봤다. 다른 곳은 고통을 참아볼 수 있는데 이 부위는 던질 때 마지막에 어깨가 빠지면서 브레이크 작용을 해서 통증을 참기 힘든 부위다. 그때는 주사 치료도 잘 안 들었던 기억이 있다”라며 “한 달 이상은 공을 못 던지니까 복귀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듯하다. 대체 외국인선수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두산 프런트는 플렉센 부상과 동시에 대체 외국인투수 물색에 나섰다. 만약을 대비해 리스트업 해둔 외국인투수 명단을 면밀히 검토했고,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벤자민을 낙점했다. 두산 관계자는 “벤자민은 KBO리그에서 세 시즌 동안 안정적인 선발투수루 활약했다.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선수이며, 로테이션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벤자민은 지난 2022년 5월 부상 이탈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계약 규모는 33만1000달러(약 5억 원).
벤자민은 KBO리그 입성 당시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인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양현종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인연을 맺었고, 이에 KT 이강철 감독이 옛 제자인 양현종에게 벤자민의 정보를 물으며 영입에 도움을 얻었다. 이 감독은 “(양)현종이가 벤자민을 적극 추천했다”라고 벤자민 영입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벤자민은 첫해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에 힙입어 총액 130만 달러(약 19억 원)에 재계약했다. 그리고 이듬해 29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의 커리어하이를 쓰며 140만 달러(약 21억 원)에 두 번째 계약을 따냈다. 벤자민은 2024시즌 28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KT와 동행 연장이 불발됐다. KT는 당시 벤자민의 보류권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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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한국을 떠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빅리그 복귀 없이 트리플A 28경기(선발 22경기) 4승 8패 평균자책점 6.42를 기록한 뒤 방출 아픔을 겪었다. 벤자민은 지난달 부상 이탈한 삼성 외국인투수 맷 매닝의 대체자로 언급되기도 했으나 두산과 계약하며 2년 만에 KBO리그 복귀가 성사됐다.
벤자민은 실력과 더불어 인성 또한 훌륭한 선수로 유명했다. KT 입단과 함께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열심히 공부하는 외국인선수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는 벤자민이 동료들과 소통하며 친해지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 그라운드와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과 특급 팀 케미스트리를 보였다. 이강철 감독이 “벤자민은 너무 착해서 문제다”라고 말할 정도로 성품이 온화했다.
벤자민은 KT에서 LG 트윈스 킬러로 명성을 날렸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LG전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1.66(59⅔이닝 11자책) 54탈삼진의 압도적 강세를 보였다. 벤자민은 롯데 자이언츠(평균자책점 2.45), 키움 히어로즈(2.25) 상대로도 강했는데 1점대 평균자책점은 LG가 유일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LG는 두산의 최대 라이벌 구단이다.
향후 6주 동안 잠실더비는 총 6차례 잡혀 있다. 4월 24일부터 26일 첫 맞대결(두산 홈)을 펼친 뒤 5월 5일부터 7일 대망의 어린이날 시리즈(LG 홈)가 열린다. 최근 라이벌 LG에 4시즌 연속(6승 10패-5승 11패-7승 9패-7승 9패) 상대전적 열세를 당한 두산은 ‘쌍둥이 킬러’ 벤자민을 앞세워 설욕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