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세영(24·삼성생명)이 마지막 퍼즐을 채우고 대망의 그랜드슬램 대업을 달성했다. 그동안 유독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던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마저 제패했다. 경기 도중 출혈이 발생한 변수는 물론 경기 내내 왕즈이(중국)를 향한 일방적인 응원까지 극복하고 이뤄낸 값진 결실이었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2일 중국 닝보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2위)를 2-1(21-12, 17-21, 21-18)로 꺾고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지난 2023년 은메달이 이 대회 개인 최고 성적이었던 안세영은 2024년엔 8강에서 탈락했고, 지난해엔 부상으로 불참하는 등 유독 아시아선수권대회와는 우승 인연이 없었다. 이 대회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 이어 안세영의 그랜드슬램을 완성할 마지막 대회였는데, 이날 비로소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뿐만 아니라 안세영은 월드투어와 전영오픈을 포함한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이뤄냈다. 여자 단식 선수로는 최초의 역사다.
여러모로 컸을 부담감을 모두 이겨냈다. 우선 이날 결승 상대는 왕즈이였다. 한때 안세영이 천적 수준으로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전영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이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상대이기도 했다. 자칫 이번 결승에서도 왕즈이에 패배해 2연패를 당한다면, 두 대회 연속 우승 실패뿐만 아니라 안세영과 왕즈이 간 흐름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었다.

설상가상 이날 전장은 왕즈이의 안방인 중국이었다. 경기 내내 왕즈이를 응원하는 중국 팬들의 응원이 중계화면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안세영으로선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안세영은 경기 초반부터 전략적인 경기 운영으로 왕즈이를 괴롭혔다. 무리한 공격보다는 상대 체력을 소모시키는 전략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가뜩이나 전날 4강에서 1시간 가까운 혈투를 치르고 결승에 오른 왕즈이는 안세영의 영리한 경기 운영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경기 초반부터 거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였다.
그나마 왕즈이는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엄청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여기에 안세영은 2게임 중반 무릎에 출혈까지 발생했다. 상대 공격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무릎이 쓸렸고, 결국 응급처치를 받은 뒤에야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1게임을 크게 따낸 안세영은 이후 왕즈이의 만만치 않은 추격에 흔들리기도 했다.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던 상황. 안세영은 그러나 '세계랭킹 1위' 다운 집중력을 보였다. 2게임은 초반부터 상대에게 허용한 점수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면, 반대로 3게임은 안세영이 초반부터 왕즈이를 몰아치며 9-3까지 격차를 벌렸다. 왕즈이의 막판 추격 의지마저 꺾은 안세영은 기어코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했다. 왕즈이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많은 중국 팬들도 한순간에 침묵에 빠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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