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사한 폭행 사건과 관련한 처벌 수위가 완전히 엇갈렸다. 직접 제자를 구타한 일본 스모 전설 테루노후지 하루오(34)가 가벼운 처벌에 그치며 연일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매체 '포스트세븐'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술자리에서 제자 하쿠노후지에게 폭력을 휘두른 요코즈나 출신 지도자 테루노후지에 대해 일본스모협회는 2계급 강등과 3개월간 감봉 10%라는 처분을 확정했다.
심지어 협회는 징계 사유에 대해 "테루노후지는 앉은 채로 주먹과 손바닥으로 총 2회 얼굴을 타격한 것에 그쳤다. 따라서 태도나 정도가 극히 악질적이라 보기 어렵다"며"피해자인 하쿠노후지가 동석한 여성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과실이 있었고, 이를 타이르기 위한 조치였다"며 가해자인 테루노후지를 옹호하는 듯한 논리를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처분의 일관성 문제로 불거졌다. 특히 요코즈나 출신인 하쿠호 쇼와 차별 대우가 핵심이다. 하쿠호는 과거 제자들의 폭행을 방관했다는 죄목으로 도장이 폐쇄되는 수모를 겪은 끝에 협회를 떠나야 했다. 반면 제자를 직접 타격하고 뺨을 후려친 테루노후지는 도장의 주인 자리를 유지하며 스승 교체라는 중징계조차 피하게 됐다.
이에 현지 매체는 "테루노후지가 자진 신고했다는 이유로 정상을 참작했으나 대단히 무른 처벌이라는 비판이 강하다"며 "단순히 맨손으로 때린 것인지, 증언에 입을 맞춘 것은 없는지 검증이 충분했는지도 의문이고, 술버릇이 나쁜 제자를 만취할 때까지 마시게 한 스승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처벌의 온도 차는 결국 도장의 세력 규모에서 비롯됐다. 현재 테루노후지의 이세가하마 도장은 현역 선수만 32명에 달하는 협회 내 최고 수준이다. 반면 하쿠호의 미야기노 도장은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해 본보기식 징계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처분으로 인해 하쿠호의 제자들이 기대했던 미야기노 도장의 재개장 시나리오도 사실상 사라졌다. 심지어 테루노후지의 폭행 피해자인 하쿠노후지는 과거 하쿠호의 제자였지만, 도장이 폐쇄된 뒤 테루노후지 밑으로 들어온 인물이다.
독자들의 PICK!
더불어 일각에서는 스모협회가 테루노후지가 추진 중인 총액 25억 엔(약 231억 원) 규모의 대규모 신사업을 견제하기 위해 징계 수위를 조절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테루노후지 측은 외국인 관광객 대상 스모 견학 상품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협회는 이를 "신성한 스모계를 돈벌이에 이용한다"며 경계해왔다. 이번 징계를 기점으로 테루노후지의 독자적인 사업 확장을 압박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과거 스모협회는 폭력 결별을 직접 선언하며 스모계에 만연한 폭행 문화를 뿌리뽑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스모계는 도덕성과 명예를 권력과 맞바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