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주전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LG 트윈스 팬들이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음에도 쉽게 떠나지 못한다. 이번에는 유명 엘린이(LG 트윈스+어린이) 출신 문정빈(23)이 그 주인공이다.
LG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6-11로 졌다. 이로써 선두 LG는 연승행진이 '5'에서 끊기며 47승 26패로 같은 날 승리한 2위 KT 위즈에 3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3연패 스윕을 면한 삼성은 41승 2무 30패로 3위를 유지했다.
시작부터 어수선한 경기였다. 1회초 난데없이 우측 외야에서 관중이 난입하더니, 8회초 공격을 앞두고는 약 20분 가량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 마운드는 말도 아니었다. 선발 이정용이 1회 4실점, 2회 4실점으로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6사사구(5볼넷 1몸에 맞는 공) 2탈삼진 8실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경기 후 곧장 부산으로 내려가야 하는 LG도 3회도 안 돼 주전 선수들을 교체하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을 대비했다. 2회초 수비를 앞두고 박해민이 체력 관리 차원에서 홍창기와 교체됐고, 3회초에는 이영빈과 문정빈이 각각 오지환과 오스틴 딘 대신 투입됐다.
이미 0-8로 흐름은 삼성 쪽으로 기울고 주전들도 빠졌지만, 1루 쪽 LG 팬들은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시즌 33번째 2만 3750명의 만원관중은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그 기대에 부응한 백업 선수들이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올시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우타 거포 유망주 문정빈이었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천성호를 1번 타순에 내면서 "(천)성호는 무조건 불리한 상황에 들어가고 (문)정빈이는 무조건 유리한 상황에서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풀타임 기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천성호와 지난해 천성호와 같은 경험을 쌓고 있는 문정빈의 육성 트랙이 다르다는 판단에서였다. 후라도는 2023년 KBO 리그에 와 3년 연속 10승, 이 경기 전까지 39승을 기록한 리그 정상급 투수다.
염 감독은 "(천)성호가 어려운 투수를 상대하면서 분명히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리에 (문)정빈이를 내면 계속 실패할 게 뻔하다. 그러면 성장할 수 없다. 나는 선수 육성을 하는 데 있어서 아무 때나 막연한 기회를 주는 건 좋은 경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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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문정빈은 후라도를 혼쭐내며 그 기대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문정빈은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후라도의 한복판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전 안타를 기록했다.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는 홈런성 대형 3루타로 팬들을 설레게 했다. 문정빈은 2사 1루에서 후라도의 시속 147㎞ 하이 패스트볼을 후려쳐 중앙 담장 끝까지 보냈다. 이 공은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했고 삼성 중견수 김지찬도 채 잡지 못해 3루타가 됐다.
문정빈과 함께 기대받은 천성호도 몸을 아끼지 않은 허슬플레이로 박수 받았다. LG의 첫 득점도 천성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천성호는 LG가 0-8로 지고 있는 3회말 1사 1, 3루에서 2루 땅볼로 한 점을 만회했다.
7회말 2사에서는 후라도에게 0B2S 불리한 볼카운트로 몰렸음에도 공 4개를 끝까지 걷어낸 뒤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타구가 2루로 향하며 쉽지 않았으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 안타에 후라도도 7이닝을 채 마치지 못하고 이승민과 교체돼야 했다.
천성호는 마지막 타석에서 제대로 된 안타를 때려냈다. 문보경의 우월 솔로포와 신민재의 땅볼 타점으로 5-11로 추격한 8회말 1사 1, 3루에서 천성호는 우전 1타점 적시타로 이날 경기 LG의 마지막 득점을 장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