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객원기자] KBO리그 두산 베어스로선 황당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방출한 선수가 2개월도 안 지나 메이저리그로 유턴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외야수 다즈 카메론(29·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겐 방출이 행운이었다.
카메론은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8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시애틀 좌완 선발 케이드 앤더슨 맞아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힘을 쓰지 못했다.
카메론의 시즌 성적은 8경기 타율 2할8리(24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OPS .575로 떨어졌지만 4-3 역전승을 거둔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6위(66승70패 승률 .485) 토론토는 3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68승67패 승률 .504)와 격차를 2.5경기 차이로 좁히며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불과 두 달 전 한국에서 방출된 선수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쟁팀에서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이 반전이다. 올해 두산과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에 온 카메론은 75경기 타율 2할8푼7리(279타수 70안타) 9홈런 43타점 OPS .833 기록했다. 기복이 있긴 했지만 시즌 중 방출까지 당할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산은 김민석, 김대한, 류승민 등 성장세를 보이던 젊은 외야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1루를 보강하기 위해 카메론을 내보냈다. 지난 6월29일 웨이버 공시된 카메론은 KBO리그 다른 팀들로부터도 부름을 받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이후 대반전이 일어났다. 두산에서 방출된 뒤 열흘 만에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카메론은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에서 23경기 타율 3할6푼7리(79타수 29안타) 3홈런 15타점 10도루 OPS 1.045로 맹활약했다. 단기간 임팩트를 보여줬고, 지난 16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뇌진탕 증세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자 깜짝 콜업을 받았다. 한국에서 방출된 뒤 48일 만이었다.
콜업 이후 첫 경기였던 지난 17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한 카메론은 2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선 비거리 442피트(134.7m) 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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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은 지난 28일 토론토 스포츠 저널리스트 린제이 던과의 인터뷰에서 “치는 순간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았다는 느낌이었다. 꽤 멀리 날아갈 것 같았는데 고개를 들어 보니 정말로 멀리 날아갔더라. 첫 홈런을 치니 안도감과 함께 달콤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다음날에도 계속 좋은 흐름을 이어가자는 생각이었다”고 첫 홈런 순간을 돌아보며 “플레이오프 경쟁팀에 합류해 정말 좋다. 팀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끔 계속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지금 같은 모습은 생각도 못했다. 카메론은 “한국에서 몇 년 뛰고, 그 다음에는 일본에 가서 몇 년 더 뛰는 것도 생각했다. 지난 3~4년간 몇몇 팀에서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궁극적인 내 목표는 메이저리그로 돌아오는 것이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수년간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올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두산에서 방출될 때만 해도 계획이 어그러지는가 싶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 목표를 조기에 이뤘다. 전화위복이다.
한국에 머문 기간은 4개월이 채 되지 않는 카메론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한국어를 몇 개 배웠는데 항상 통역이 내 곁에 있었다. 매일 경기장에 나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통역이 함께했다. 통역을 통해 여러 선수들에 관한 정보를 듣고, 언어도 배울 수 있었다. 쉽지 않았지만 다른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카메론은 메이저리그 통산 278홈런을 치며 골드글러브를 3차례 수상한 올스타 중견수 마이크 카메론의 아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스타 선수였던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트레이드, DFA, 해외에서 방출 등 시련을 겪으며 아직 완전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의 말이 힘이 된다. 아들은 “아버지는 어느 팀에서든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인생을 최대한 즐겨라고 했다”며 아버지의 존재가 큰 힘이라고 이야기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