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대구, 손찬익 기자] “감독님께서 늘 강조하시는 대로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치려고 한다. 그런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가 제대로 터졌다. 최근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이제 롯데의 확실한 4번 타자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팀이 6연패에 빠진 절체절명의 순간, 가장 필요했던 한 방까지 터뜨렸다.
한동희는 2일 현재 타율 2할9푼5리(298타수 88안타) 16홈런 53타점 42득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력은 물론 정확성까지 갖춘 모습으로 롯데 타선의 중심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한동희의 성장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동희는 20홈런 이상 쳐야 하고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타율도 괜찮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는 확실한 4번 타자의 모습이다. 앞으로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만난 한동희는 최근 상승세의 비결로 ‘힘 빼기’를 꼽았다.
그는 “힘을 빼고 가볍게 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사실 힘을 빼고 가볍게 친다는 게 가장 어렵다.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하다 보니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희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상대 투수들의 견제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 자칫 실투 하나가 장타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좀처럼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한동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는 “어차피 실투는 들어오게 돼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에서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2022년과 비교해도 지금의 자신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한동희는 2022년 타율 3할7리(456타수 140안타) 14홈런 65타점 43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그때보다 지금이 더 괜찮은 것 같다. 그때는 시즌 초반에만 괜찮았는데 지금은 꾸준하게 괜찮은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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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심은 생애 첫 20홈런 달성 여부로 향한다. 한동희가 20홈런 고지를 밟는다면 롯데에도 의미 있는 기록이 된다. 이대호가 현역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2년 23홈런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롯데에서 20홈런 타자가 탄생하게 된다.
한동희는 “아직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지금처럼 하다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후계자로 한동희를 점찍었던 이대호도 후배의 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동희는 “이대호 선배님께서도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주신다.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기술뿐만 아니라 마음가짐도 한층 성숙해졌다. 마인드 컨트롤 비결을 묻자 한동희는 “독서는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고 웃었다.
이어 “주변에서도 ‘어차피 타석에 계속 들어서야 하고 해야 할 경기가 많다. 매 타석 잘 치고 싶겠지만 그게 너무 욕심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해주신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한동희는 자신의 말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했다. 이날 삼성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한동희는 0-2로 끌려가던 6회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2사 1루에서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17호 홈런.
경기 전까지 16홈런이었던 한동희는 이 한 방으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이제 생애 첫 20홈런까지 단 3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롯데는 한동희의 동점 아치로 분위기를 바꾼 뒤 8회 나승엽의 결승타를 앞세워 3-2 역전승을 거뒀다. 길고 길었던 6연패도 마침내 끝났다.
“지금처럼 하다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던 한동희. 20홈런을 향한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다. 인터뷰를 마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시즌 17번째 아치를 그리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