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이 리그 에이스 맞먹는 피칭이라니... KT가 '왜' 우승 후보인가! '1079일 만의 QS' 배제성이 보여줬다

5선발이 리그 에이스 맞먹는 피칭이라니... KT가 '왜' 우승 후보인가! '1079일 만의 QS' 배제성이 보여줬다

광주=김동윤 기자
2026.09.0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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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5선발 배제성이 4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1079일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배제성은 리그 정상급 에이스인 애덤 올러와 맞대결을 펼쳐 한 치도 밀리지 않는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선두 유지에 기여했다. 이강철 감독은 아시안게임 기간 대표팀 차출로 인한 선발 공백을 배제성이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며 선발 로테이션 적응을 강조했다.
KT 배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KT 배제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KT 위즈가 왜 올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5선발 배제성(30)이 리그 정상급 에이스 애덤 올러(33·KIA 타이거즈)와 맞붙어 한 치도 밀리지 않는 투구를 펼쳤다.

배제성은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KIA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KT는 연장 10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3-4로 패하면서 69승3무44패로 3연승이 끊겼다. 다행히 같은 날 0.5경기 차 2위 삼성 라이언즈도 패하면서 선두를 지켰다.

아쉬운 패배에도 배제성의 역투까지 묻을 순 없었다. 일단 선발 매치업부터 KT에 불리했다. KIA 선발 올러는 올해 24경기에서 11승9패 평균자책점 2.99, 141⅓이닝 154탈삼진을 기록하며 리그 에이스급 대우를 받는 투수다.

이날도 6⅔이닝 3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위력적이었다. 직전 한화 3연전에서 28점을 뽑은 KT 타선을 상대로 5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고 선발 타자 9명 전원을 한 차례 이상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런 올러와 나란히 '0'을 이어간 투수가 KT의 5선발 배제성이었다. 배제성은 최고 시속 151㎞ 포심 패스트볼 57개와 슬라이더 37개, 포크볼 3개까지 총 97구를 던졌다. 무엇보다 좌우와 높낮이를 자유롭게 활용한 제구가 돋보였다.

KT 배제성.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T 배제성.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하이라이트는 2회말 1사 1, 3루 위기였다. 선두타자 나성범이 높은 빠른 공을 중전 안타로 연결했고, 김선빈이 바깥쪽 유인구를 골라내면서 무사 1, 2루가 됐다. 배제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호연에게 낮게 달아나는 슬라이더를 던져 땅볼을 유도했다. 1사 1, 3루에서는 김호령이 계속해서 공을 걷어내자 오히려 한복판에 시속 148㎞ 직구를 꽂았다. 결과는 루킹 삼진.

김태군에게는 시속 147㎞ 직구를 먼저 보여준 뒤 비슷한 궤적에서 132㎞ 슬라이더를 떨어뜨렸다. 김태군의 타구는 힘없는 2루수 땅볼이 됐다. 무사 1, 2루에서 시작된 위기를 실점 없이 끝냈다. 위기는 계속 찾아왔다. 3회 김도영에게 좌측 담장 상단을 때리는 홈런성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 나성범을 뜬공으로 잡았다. 6회 2사에서는 이호연에게 우익선상 3루타까지 맞았으나 김호령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자신의 힘으로 6이닝을 완성했다.

무려 1079일 만에 작성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배제성이 마지막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것은 2023년 9월 21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 7이닝 무실점이었다.

배제성의 올 시즌이 순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퀄리티 스타트는 의미가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진 진입을 기대할 정도로 몸 상태와 투구 밸런스가 좋았다. 그러나 어깨 통증이 찾아오면서 계획이 꼬였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이후에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정해진 보직 없이 기회를 기다렸다.

KT 배제성이 지난 8월 1일 수원 한화전을 승리로 이끈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배제성이 지난 8월 1일 수원 한화전을 승리로 이끈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앞선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인한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린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은 배제성이다. 그는 "예전에는 내 자리가 있는 상태에서 시즌을 치렀다. 지금 상황은 결국 내 능력 부족으로 생긴 것이다. 그렇다고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띄엄띄엄 기회가 올 때 조금씩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다짐이 리그 정상급 투수와 선발 맞대결에서 현실이 됐다. 올러가 탈삼진 10개를 잡아내며 힘으로 KT 타선을 압도했다면, 배제성은 직구와 슬라이더의 코스를 자유롭게 바꾸면서 KIA 타선을 피해가지 않았다. 6회까지 스코어는 0-0. 적어도 선발 맞대결만 놓고 보면 KT의 5선발은 KIA 에이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그래서 배제성의 부활은 선두 KT에 더욱 반갑다.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선발 투수 소형준(25), 오원석(25)과 마무리 박영현(23) 등 핵심 투수들의 대표팀 차출도 예정돼 있다. 그 기간 배제성이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 공백을 메운다.

4일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대표팀 차출이 있을 15일까지 오원석을 불펜으로 기용할 뜻을 밝히며 "(오)원석이 대표팀에 가는데 (배)제성이를 선발에 적응시켜 놔야 한다. 원석이 경기 감각도 맞춰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팀 운영을 포기할 수 없다. 다행히 대표팀 차출 기간에 10경기 정도 있어서 선발 4명으로 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믿음 속에 배제성은 상대 에이스와 맞붙어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그와 함께 KT도 왜 자신들이 우승 후보로 꼽히는지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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