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 대회마다 파격적인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의상으로 숱한 구설에 올랐던 오사카 나오미(29·일본)가 끝내 코트 위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US오픈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엘레나 리바키나는 8일(한국시간)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US 오픈 16강에서 오사카를 단 66분 만에 완파하고 8강에 안착했다. 2차례 대회 챔피언에 올랐던 오사카는 리바카나에 세트 스코어 2-0(1-6, 4-6)으로 크게 졌다.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리바키나는 경기 시작 불과 20여 분 만에 1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냈다. 오사카는 2세트 들어 반격을 시도하며 끈질기게 맞섰지만, 리바키나가 세트 중반 결정적인 브레이크를 성공시키며 오사카의 기세를 완벽하게 꺾어놓았다. 결국 66분 만에 경기가 마무리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경기 후 리바키나는 "오늘 정말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몇 차례 라인에 걸치는 등 운이 따른 순간도 있었지만 경기력에 대단히 만족한다"며 "나오미는 힘든 상대다. 스코어와 상관없이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어 매 포인트에 집중해야 했다. 훌륭한 선수인 나오미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쳐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세계 1위 탈환이 내 목표 중 하나다. 오늘처럼 서브가 잘 들어간다면 모든 기회가 내게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오사카는 완벽하게 무너졌다. '스카이 스포츠' 패널 로라 롭슨은 "리바키나의 경기력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승부가 길어지길 원했지만 리바키나가 그들을 침묵시켰다. 오사카가 던진 모든 질문에 완벽한 답을 가지고 있었다"며 "오사카가 숨을 쉴 수 있는 틈은 코트 어디에도 없었다"고 혹평했다.
이로써 오사카의 요란했던 코트 위 패션쇼 행보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 1회전부터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앨런 아이버슨을 오마주한다며 바닥까지 길게 끌리는 와이드 튤 스커트와 민소매 후드티, 암 슬리브와 헤드밴드를 착용하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후드티에는 자신의 커리어 기사들을 불에 탄 듯 덧대는 등 기행에 가까운 연출을 선보였다.
오사카의 과도한 의상 연출은 늘 동료 선수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지난 6월 프랑스오픈에서는 15만 달러(약 2억 2500만 원)에 달하는 황금빛 드레스 위에 바닥에 끌리는 치마를 두르고 나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1회전 상대였던 라우라 지게문트는 "테니스를 치러 왔지 패션쇼를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물병을 꺼내는 시간까지 초 단위로 계산하는 대회에서 오사카는 옷을 벗고 정리하는 데 1분 30초의 특혜를 받았다. 거물급 스타라고 규정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독자들의 PICK!
하지만 코트 밖 화제몰이와 요란한 패션쇼는 이번 대회에서 통하지 않았다. 1시간 남짓 만에 완패를 당한 오사카는 쓸쓸하게 짐을 싸며 메이저 무대에서 퇴장했다. 오사카를 가볍게 돌려세운 리바키나는 2022년 챔피언 이가 시비옹테크를 2-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킨 정친원(중국)과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