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만 오면 ERA 5.90' LG에 약했던 하영민, 마지막 등판서 데뷔 첫 잠실 원정 선발승 "오늘이 제일 좋다" [잠실 현장인터뷰]

'잠실만 오면 ERA 5.90' LG에 약했던 하영민, 마지막 등판서 데뷔 첫 잠실 원정 선발승 "오늘이 제일 좋다" [잠실 현장인터뷰]

잠실=김동윤 기자
2026.09.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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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하영민이 8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하영민은 이번 승리로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LG전 잠실 원정 선발승을 기록했다. 키움 타선은 5회에만 6점을 몰아치며 하영민의 승리를 도왔고 팀은 2연승을 달성했다.
키움 하영민이 8일 잠실 LG전 승리 투수가 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하영민이 8일 잠실 LG전 승리 투수가 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오늘이죠. 무실점, 잠실 마지막 경기에 승리 투수, 팀 연승까지. 오늘이 더 의미 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하영민(31)이 유독 힘겨웠던 잠실야구장에서 최고의 기억을 하나 남겼다.

하영민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LG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4사사구(3볼넷 1몸에 맞는 공) 2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최하위 키움은 2연승으로 45승 3무 80패를 기록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승리였다. 하영민의 LG전 선발승은 2024년 3월 30일 고척 경기 이후 892일 만이다. 잠실에서 2016년과 2022년 두 차례 구원승을 거둔 적은 있었지만, LG전 선발승은 2014년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그동안 LG와 잠실은 하영민에게 썩 편한 상대와 장소가 아니었다. 이날 전까지 LG를 상대로 통산 29경기에서 4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4, 잠실에서는 24경기 2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90에 그쳤다. 올해도 LG전 2경기 평균자책점이 8.31이었다.

하영민도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경기 후 "LG를 상대하면 초반에는 좋다가 4~6회에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많았다"며 "나도 그 부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4, 5, 6회를 제일 많이 신경 쓰면서 던졌다"고 말했다.

키움 하영민이 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키움 하영민이 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회말 중심타자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고도 홍창기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구본혁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2사 2, 3루에 몰렸다. 그러나 오지환을 상대로 바깥쪽 승부를 고집했고 중견수 뜬공을 끌어내 실점을 막았다.

이후에는 이전 LG전과 달랐다. 하영민은 포심 패스트볼(37구)을 중심으로 슬라이더(18구), 포크볼(18구), 커터(17구), 커브(4구), 투심 패스트볼(1구)을 섞어 총 95구를 던졌다. 당초 변화구 중심의 승부를 계획했지만, 경기 초반 직구 구위와 LG 타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뒤 계획을 바꿨다.

하영민은 "원래는 변화구 커맨드를 많이 가져가려고 했다. 그런데 1회부터 직구가 생각보다 좋았고 타자들이 직구를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원래 같으면 스위퍼를 던질 상황에서도 직구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힌트는 오스틴 딘과 승부에서 얻었다. 몸쪽 직구에 오스틴의 반응이 늦는 모습을 보고 LG 타선이 변화구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직구 비중을 높이는 과감한 선택이 통했다. 가장 경계했던 중반도 넘었다. 5회 오지환과 무려 10구 승부를 펼친 끝에 다시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박동원과 신민재까지 범타로 돌려세웠다.

6회에는 실투도 있었다. 오스틴과 송찬의를 상대로 공이 한가운데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앞선 타석에서 커터와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보여준 덕분에 LG 타자들이 쉽게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 하영민은 마지막까지 실점 없이 자신의 몫을 마쳤다.

키움 하영민이 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했다.
키움 하영민이 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했다.

올 시즌 하영민에게 더욱 귀한 무실점 경기였다. 이날 전까지 20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무실점으로 마친 경기는 지난 4월 19일 수원 KT전 7이닝 무실점이 유일했다. 그동안 가장 좋았다고 기억했던 잠실 경기도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2024년 9월 11일 LG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9탈삼진을 잡았지만, 5⅓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하영민은 "예전에도 잠실 LG전에서 공이 정말 좋았던 경기가 기억나지만, 오늘이 더 좋다"며 "무실점이고 승리투수도 됐고, 잠실에서 마지막 등판일 수도 있고 팀 연승까지 이어갔다"고 웃었다. 설종진 키움 감독도 "하영민이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선발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잠실구장에서의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잠실야구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지막 등판이 될지도 모를 그 경기에서 하영민은 완벽하게 악몽을 지워냈다. 키움 타선도 5회에만 6점을 몰아치며 하영민을 도왔다. 서건창의 3루타를 시작으로 맷 데이비슨과 케스턴 히우라의 연속 적시타가 터졌고, 세 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까지 더해 승기를 잡았다.

하영민은 "오늘이 잠실 마지막 등판일 것 같은데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다. 무엇보다 무실점이 진짜 오랜만이다. 언제 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날 정도인데 그래서 더 기분 좋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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